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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되신 예수, 비밀이 된 사람들”

(눅 8:1-10)

<2025년 2월 1일 주현 후 제4주 은급주일 설교 / 녹색>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서양에는 ‘듣는 것’과 관련한 속담이 몇 가지 있는데, 예를 들면 “들으려 하지 않는 자보다 더 귀먹은 사람은 없다”(There are none so deaf as those who will not hear.), 또 이런 말도 있습니다. “그대가 말을 물 있는 곳으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You can lead a horse to water, but you can’t make it drink.) 말을 강제로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입에 물을 넣을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잠든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잠든 척하는 사람은 깨울 수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 속담들은 듣지 않으려 고집 피는 사람은 어떤 수를 써도 당할 재간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정작 들어야 할 말은 절대 듣지 않는 어리석은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대표적인 비극 중 『리어왕』이라는 작품을 보면, 이처럼 들어야 할 말은 안 듣고, 듣지 말아야 할 말에 현혹된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과 그에 따른 비극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는데, 어느 날 리어왕은 자신의 세 딸을 불러서 자기가 다스리는 영토를 셋으로 나누어서 주려고 합니다. 다만 영토를 나눠주기 전에 그는 딸들에게 ‘아버지인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한번 표현해 보라’고 말합니다.

아버지가 넓은 영토를 주겠다는 말을 듣고 첫째 딸(고너릴)은 아버지의 입속의 혀처럼 굽니다. 그녀는 “전하, 제 사랑은 다 말로 표현 못 합니다.”라고 하면서 아버지를 향한 사랑을 언어로는 다 표현하지 못할 것이라 말하더니, 이후에 장광설을 늘어놓고는 마지막에 가서 “… 입 열고 말하면 비약해질 사랑으로, 모든 한계 다 넘어 전하를 사랑하옵니다.”라고 말합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매우 훌륭한 아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둘째 딸(리건)은 언니의 아첨을 훌쩍 뛰어넘는데, “전 언니와 타고난 자질이 같사오니, 사랑도 같은 값이옵니다. 진심으로 언니는 제 사랑을 조목조목 밝혔어요. 다만 크게 빠뜨린 부분은, 저는 … 오로지 전하의 귀중한 사랑 속에서만 행복해진다는 사실이옵니다.” 언니의 말을 점잖게 비웃는 둘째 딸의 아첨이 하늘을 찌릅니다.

이제 셋째 딸(코딜리아)의 차례인데, 셋째 딸은 두 언니와는 달리 아버지에게 아첨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그러자 리어왕은 더 말해보라고 재촉하지만, 셋째 딸은 “아버지는 저를 낳아 기르시고 사랑해 주셨기에, 전 그에 합당한 의미로 보답고자 복종하고 사랑하며 가장 존경합니다. 언니들이 아버지만 사랑한다고 말할 거면, 남편들은 왜 있지요? 제가 만일 결혼하면 제 서약을 받아들일 그분은 제 사랑과 걱정과 임무의 절반을 가져갈 것입니다. 전 분명코 언니들처럼 아버지만 사랑하는 결혼은 절대로 않겠어요.”라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버지 리어왕은 자기 앞에 아첨을 늘어놓은 첫째 딸과 둘째 딸에게만 좋은 땅과 함께 모든 권력과 직위를 물려주었고, 셋째 딸에게 주려던 몫도 빼앗아 두 딸에게 나누어줍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충신(켄트)이 왕을 만류하며 “왕이시여, 최대한 숙고하여 끔찍하게 경솔한 이 행동을 멈추십시오.”라고 충언을 하지만, 리어왕은 그에게 욕설을 내뱉으면서 추방해버릴 뿐, 더는 듣지 않습니다. 리어왕은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눈 멀고 귀 닫힌 왕이자 아버지’였던 것입니다.

이 작품의 결론을 보면, 리어왕은 첫째 딸, 둘째 딸 모두로부터 잔인하게 배신당하고 버림받더니, 결국 폭풍 속에서 방황하다가 정신 줄을 놓치고 미쳐버리면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리어왕이 그렇게 파멸하도록 누가 떠밀었던가요? 아닙니다. 오히려 충신은 만류했음에도 리어왕 그가 자초했을 뿐입니다.

러시아의 작가 도스토옙스키는 이러한 인간의 어리석은 모습을 “인간의 비밀”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민음사>. “인간은 자유로운 것 같지만, 결국, 자기가 선택한 자유에 짓눌려 죽어가는 비밀스러운 존재”라는 것인데, 자유를 택하면 말 그대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기만 할 것 같지만, 결국, 자기가 선택한 자유가 방종이 되어서 스스로 파국을 맞이하는, 인간은 이처럼 모순된 존재로서, 도스토옙스키는 그것을 “인간의 비밀”이라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자신의 고집스러운 선택으로 ‘보아도 보지 못했고, 들어도 듣지 못해’ 파국을 맞이한 리어왕과 같은 인간을 우리는 <비밀이 된 사람들>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들음과 행함’의 연장

오늘 본문에서 예수께서는 자신을 찾아온 많은 ‘무리’와 ‘제자들’에게 <네 가지 씨앗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그 씨앗들은 “더러는 길가에” “더러는 바위 위에” “더러는 가시떨기 속에” 그리고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질 것인데, 각각 네 곳 다른 곳에 떨어진 씨앗이 이후 어떤 결과를 맺게 될 것인지 예수께서 준엄한 목소리로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듣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들은 대로 행하는 것’입니다.

지난 이주 연속 “들음과 행함”에 대해 말씀을 나눈 것을 생각해보면, 오늘 본문 누가복음 8장은 누가복음 6장과 7장과 연결되는 말씀입니다. 오늘 다 읽지는 않았지만, 누가복음 8장은 계속해서 “들음”에 대해 강조하면서, ‘어떤 것이 듣는 것에 적합한 모습’이고, ‘어떤 것이 듣는 것에 적합하지 않은 모습’인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데, 그걸 정리해 표로 만들면 이렇습니다.<조엘 그린 『누가복음』 부흥과개혁사>(오른쪽 해설은 설교자의 해설)

이처럼 예수께서는 지난주 7장에서 나누었던 이방인 백부장을 예로 들어 말씀하신 것도 모자라서, 이제 오늘 8장에서는 “들음과 행함”을 다시금 강조해 주시려는데, 그것이 본문에 나오는 <네 가지 씨앗의 비유>인 것입니다.

●떨어진 씨앗의 종류-1 ‘옆에, 위에, 가운데, 안쪽에’

이 비유에 대해서는 모르는 분이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땅에 떨어진 씨앗은 “하나님의 말씀”을 뜻합니다(11). 그 말씀이 떨어진 네 종류의 땅 “길 가, 바위, 가시떨기, 좋은 땅”, 만약 우리가 이 넷 중 어느 하나를 고를 수 있다면, 어떤 땅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좋은 땅”입니다. ‘길가나, 바위나, 가시떨기’보다는 이왕이면 ‘좋은 땅’에 씨앗이 떨어지기를 누구라도 원할 것입니다.

오늘은 이 토양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네 가지 땅도 땅이지만, 거기에 떨어진 씨앗의 모습을 성경 원문으로 보면,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씨앗으로 확연히 구분됩니다.

이처럼 본문에 나오는 씨앗은 장소에 따라 구분할 수 있지만, 씨앗이 뿌려진 형태에 따라서도 네 가지로 구분이 됩니다. “옆에 떨어진 씨앗, 위에 떨어진 씨앗, 가운데 떨어진 씨앗, 안쪽에 떨어진 씨앗”이 그것입니다. 만약 이 넷 중에 어느 하나를 고를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떨어진 씨앗을 택하시겠습니까? 네 번째 “안쪽에 떨어진 씨앗”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서, 주님의 말씀을 받되, ‘옆이나, 위나, 가운데’에 떨어진 씨앗처럼 받지 말고, 안쪽 깊숙한 곳에 떨어진 씨앗처럼 받으라 하신 것입니다. 그래야 강한 생명력으로 뿌리가 자라고 줄기가 자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어떻게 듣고 있습니까? 주님이 말씀을 네 가지 형태로 받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주님의 말씀을 받고 있습니까?

●떨어진 씨앗의 종류-2 그 예들

먼저 이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히브리서가 예수님에 대해서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라”(히 1:3)라고 말하는 것처럼, 예수님은 우리에게 선명한 <계시>로 오셨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 하나님을 보는 것이고,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얼버무림 없는 선명한 <계시>의 말씀입니다.

이러한 주님의 말씀을 우리는 다 똑같이 받지만, 누구는 그 말씀을 받자마자, 마치 길가에서 받는 전단지 마냥 쓰레기통에 넣습니다. 누구는 말씀을 받고 잠시 입에 넣고 우물거리기는 하지만, 단맛이 사라지자 이내 껌처럼 뱉어버립니다. 누구는 말씀을 받으니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하지만 그는 말씀을 받는 것과 노래방에서 스트레스 푸는 것에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어떤 이는 말씀을 자주, 그리고 오래 받으니 왠지 으쓱해집니다. 마치 “신앙 고수”라고 된 것 같습니다. 뭘 해도 이미 다 해본 것이라서 새로울 게 없습니다. ‘나는 다 아는 사람’, ‘나는 다른 사람과는 다른 사람’ 마치 오랫동안 책장에 꽂힌 먼지 쌓인 책처럼, 말씀을 자기에게 적용하는 것이 인색해서 삶의 변화는 요원합니다. 겸손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하면 겸손하게 ‘보이는지는’ 잘 압니다. 겸손히 기도도 잘합니다. 이러한 신앙은 ‘옆에’, ‘위에’, ‘가운데’ 떨어진 씨앗과 같습니다. 백번 천번 만 번, 평생을 뿌렸어도, 열매와는 상관없는 슬픈 씨앗들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는 말씀을 받고 참회합니다(느 8:8). 어제도 했는데, 오늘도 합니다. 아침에도 했는데, 저녁에도 참회의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수십 년 전 처음 주님을 만났고, 이제는 신앙에도 이력이 붙을 만큼 믿었음에도, 여전히 “신앙 초짜”처럼 주님 앞에 나가는 게 익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말씀의 무게로 인해 두렵기만 합니다.

어떤 이는 말씀을 받는 것이 마치 불방망이에 두들겨 맞는 것 같습니다(렘 23:29). 말씀이 살아 움직이며 영혼을 치는 탓에, 그의 영혼엔 언제나 거룩한 상흔이 남아 있습니다. 어떤 이는 말씀을 받으니, 그 말씀이 영혼의 뼈와 골수를 쪼개는 것처럼 시리고 아파, 말씀 앞에 철퍼덕 고꾸라집니다(히 4:12). 그 말씀에 압도되어서 도무지 ‘못난 자아’를 내세울 수 없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 엎드린 중에, 신음과도 같은 목소리로 주께 고백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 선명한 계시의 은혜로 주어진 주의 말씀 앞에 겸손히 자신의 삶을 비추며 살려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오늘 본문에서 주님이 말씀하신 “안쪽에 떨어진 씨앗”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계시의 예수> vs <비밀의 예수>

이러한 네 가지 씨앗에 관한 준엄한 말씀을 주시는 중에, 예수께서는 본문 10절에서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제자)에게는 허락되었으나 다른 사람(무리)에게는 비유로 하나니 이는 그들로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10)는 알쏭달쏭한 말씀을 주십니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있는 그대로 해석해 보면, 예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제자들’에게는 선명하게 말씀하실 것이지만, 여느 ‘무리’는 깨닫지 못하도록 비유로 말씀하셨다는 뜻인데, 이렇게 해석하고 나니 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드리지는 못하겠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 말씀은 하나님이 이사야를 예언자로 부르실 때 주신 말씀인데, 결론만 말씀드리면, 이 말씀은 ‘이사야야, 네가 가서 예언의 말씀을 전할 사람들은 들어도 깨달을 확률이 거의 없는 자들이다. 그래도 너는 가서 전하라!’고 주신 말씀입니다. 마찬가지로 본문에서 예수께서 하신 말씀도, ‘무리가 알아듣지 못하도록 일부러 어려운 비유를 들겠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 운집해 모인 무리, 비록 많은 숫자의 무리가 모였어도 저들의 영적 상태는 눈이 멀고, 귀가 막혀서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무리는 예수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그러면 ‘제자들은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찰떡같이 알아들었나?’라고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복음서에서 만나는 제자들은 주님의 말씀을 누구보다 오해했고, 무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길바닥에서 “네가 크냐? 내가 크냐?”하고 쌈박질하고 추태를 부렸고(눅 9:46), 예수께서 배설하신 ‘마지막 만찬’에서 또다시 “누가 크냐?”며 다툼을 벌인 사람들입니다(눅 22:24).

누가복음 8장 22절 이하를 보면, 예수님과 함께 타고 가던 배가 풍랑을 만났을 때, 예수님이 바람과 물결을 잠잠하게 하시자 제자들은 “그가 누구이기에 바람과 물을 명하매 순종하는가?”(눅 8:25b)라고 말합니다. 제자들은 하나님 나라의 비밀에 대해 알아듣기는커녕, 예수님이 누군지 조차 모른다는 것 아닙니까? 이쯤 되니, 제자들은 앞서 소개한 리어왕이 그랬던 것처럼,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비밀’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리하여 선명한 <계시>로 우리에게 오신 주님을 알아볼 수 없어서 그저 <비밀>로 남겨 좋은 것입니다.

●비밀이 되신 예수, 비밀이 된 사람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누가복음 6장으로부터 이어지는 “들음과 행함”에 관한 또 다른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예수께서는 비유를 통해서 “옆에 떨어져” 사람에게 밟히는 씨앗이 아니라, “위에 떨어져” 싹이 났다가도 금세 말라버리는 씨앗이 아니라, “가운데 떨어져” 가시떨기와 함께 자라다가 숨이 막혀 사그라지는 씨앗이 아니라, 오직 “안쪽 깊숙한 곳에 떨어진 씨앗”이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야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이 말씀하신 ‘씨앗’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이 비유의 말씀은 지금껏 주님의 말씀을 평생 듣고 사는 우리에게 ‘과연 너는 어떤 열매를 맺었느냐!’고 엄히 묻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님의 말씀을 들을 때, 두렵고 떨립니다. 우리가 주님께 드릴 신앙의 열매가 별로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있다 해도 과연 그것이 주님이 기뻐하실 열매인지, 아니면 불량스러운 열매인지를 따져볼 때 아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이 두렵고 떨리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본문에서 주님은 “세상에는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자들이 있다”고 하시는데, ‘혹시 그게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이 어쩌면 “비밀”이 되어버렸고, 그리하여 주님도 “비밀”에 봉인해 버린 불구의 신앙을 사는 건 아닐까 싶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런 의미로 저는 오늘 여러분과 “비밀이 되신 예수, 비밀이 된 사람들”이라는 설교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비밀이 된 제자들은 사람들이 주님을 건축자들이 버린 돌처럼 모욕하고, 때리고,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일 때까지, 그리하여 캄캄한 무덤에 비밀로 밀봉할 때까지 무기력하기만 했습니다. 여전히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비밀의 사람’으로만 남았습니다.

그러나 무덤에 머물 수 없으셨던 예수께서, 비밀의 봉인을 해제하고 부활하심으로 모든 것이 변했던 것처럼, 제자들 또한 더는 비밀의 사람이 아니라 부활의 증언자로 거듭난 것을 기억합니다. 전에는 주님의 말씀을 받되, 저들 영혼의 ‘옆에, 위에, 가운데’ 떨어뜨리기만 하더니, 이제는 영혼의 깊은 곳에 떨어진 씨앗으로 부활의 열매를 맺는 자들로 살게 된 것을 기억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껏 우리 신앙이 오늘 본문에서 만난 제자들 같았더라도, 그리하여 ‘들어도 듣지 못하고, 보아도 보지 못했던 닫힌 비밀의 신앙’으로 열매 하나 온전히 맺지 못했던 신앙이었더라도, 이제 비밀의 봉인을 열고 부활하신 주님을 새롭게 만남으로, 부활의 주님이 주시는 새로운 말씀을 여러분 영혼 깊은 곳에 떨구어서, 신실한 열매, 정직한 열매를 맺는 삶을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