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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서 하늘 보좌로 놓인 길”

(눅 22:66-23:7, 계 7:15-17)

<2025년 6월 01일 부활절 제7주 승천주일, 평신도주일, 아시아주일 설교 / 흰색>

●인사와 주님의 ‘승천’ 소개

지난주에는 우리 서강교회의 123주년 창립을 기념하고, 존 웨슬리 목사님의 회심을 기념하면서 신촌에 있는 창천교회 원로목사님이신 구자경 목사님을 모시고 두 번의 집회를 가졌습니다. 많은 성도님이 집회를 통해 큰 은혜와 도전을 받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주신 말씀을 잘 기억해서, 오늘날처럼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기 힘든 시대에, 우리가 먼저 참다운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회복하고, 머물고 싶은 풍경이 되는 교회를 만들어 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우리는 부활절 제7주이자 승천주일, 그리고 평신도주일이자 아시아주일로 예배하고 있는데, 이 시간 그 모든 의미를 다 기억하고 기념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일일 것 같아서,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십자가에서 하늘 보좌로 놓인 길”이라는 제목으로 ‘승천하신 주님’에 관한 말씀으로 은혜를 나누려 합니다.

여러분은 주님의 승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님이 승천하신 것이 여러분과는 어떤 상관이 있습니까? 승천하시기 전과, 승천하신 후, 주님이 달라지신 것은 무엇입니까? 교회 역사에서 이런 물음에 가장 정확하게 대답한 사람은 성 어거스틴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어느 설교에서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을 구분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의 부활이 우리의 소망이라면, 주님의 승천은 우리의 영광이다”<“The Resurrection of our Lord is our hope; the Ascension of our Lord is our glorification” St. Augustine, Sermon cclxi. 中에서>

짧지만 매우 강력한 구분이고, 성경이 말하는 주님의 부활과 승천에 대해서 가장 정확한 언급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셨지만, 사흘 만에 부활하셔서 절망에 빠진 제자들에게 ‘소망’을 주셨습니다. 부활은 소망입니다.

사도행전 1장을 보면 그로부터 40일 뒤에 예수께서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는 위대한 선교 명령을 주시고, 하늘로 올려져 구름 사이로 사라지셨다고 합니다(“그들이 보는데 올려져 가시니 구름이 그를 가리어 보이지 않게 하더라”, 행 1:9). 성경에서 ‘구름’은 언제나 ‘하나님의 영광’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구름이 주님을 가렸다’는 말은 이제 예수께서 ‘영광’ 속에 거하셨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승천은 영광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훗날 베드로는 예수께서 “하늘에 오르사 하나님 우편에 계시니 천사들과 권세들과 능력들이 그에게 복종하느니라”(벧전 3:22)고 말하면서 승천하신 주님은 구름이 가린 뒤에 “하나님 우편에 앉으셨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처럼 성육신하셔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마지막 사역과 그 의미를 간단히 그려보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과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 죽음(대속) → 부활(소망) → 승천(영광) → 재림(심판)”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부활은 대속의 십자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주님의 승천도 대속의 십자가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주님의 재림도 주님이 이루신 대속의 십자가가 없었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주님의 모든 사역은 십자가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은 예수께서 자신의 뜻을 버리고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심으로 이루셨던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십자가의 대속도, 부활의 소망도, 승천의 영광도 그리고 재림의 심판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복종’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롱받는 십자가, 당나귀 예수

그런데 우리가 알다시피 예수님 시대에 십자가는 모욕과 조롱의 대상이었습니다. 2세기에 살았던 순교자 저스틴(Justine Martyr, 100-165 추정)은 “사람들은 우리가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a crucified man)을 만물의 창조자시며 신실하시고 영원하신 하나님 다음으로 모신다는 점에 있어서 우리에게 미쳤다고 합니다.”<Justine Martyr, 1st Apology 13.4>라고 말하면서 당시 사람들이 기독교를 얼마나 우습게 여겼는지를 토로한 적이 있는데, 이게 어느 정도나 심각한 것이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가 하나 있습니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팔라틴 박물관(Palatine Museum)에 가면 기독교에 관한 가장 오래된 낙서 중 하나가 보존되어 있는데, 이름하여 “알렉사메노스 낙서”(Alexamenos Graffito)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략 기원후 200년경 로마에 있는 어느 건물 벽에 새겨진 낙서인데, 화면이 흐려서 뭐라고 새겨져 있는지 잘 안 보이시지요? 이것을 잉크로 찍어보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어떤 게 보이십니까? 일단 그림도 그렇고 글씨도 그렇고 매우 조악하기 이를 데 없는데, 어떤 사람이 십자가에 달린 당나귀 앞에 서서 손을 들어 놀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래로 있는 다소 조잡해 보이는 글자가 나오는데, 해독하면 헬라어로 “Ἀλεξάμενος σέβεται θεόν”(‘알렉사메노스 세베타이(테) 테온’)라고 해서, “알렉사메노스는 저런 신을 숭배한대~요”라는 뜻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지인이었던 알렉사메노스라는 사람을 놀리기 위해서 적은 낙서인 것처럼 보이는데, 마치 초등학교 시절 ‘철~수는 바보래요~’ ‘철수하고 영희하고 사귄대요~’하고 놀리는 화장실 낙서를 연상하게 합니다.

당시 누가 이런 낙서를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 낙서 하나로 당시 A.D. 200년경 로마 시대 사람들이 예수님과 기독교인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적어도 두 가지를 알려줍니다. 첫째로, 당시 로마 시대에는 예수님을 믿는 것이 마치 ‘당나귀를 믿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로 여겼다는 것이고, 그런 이유로 둘째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그림처럼 ‘조롱과 경멸’의 대상이었다는 것입니다.

●유대 종교재판(Three Religious Trials)

복음서를 종합해 보면 예수께서는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총 여섯 번의 재판을 받으셨는데 유대인들에게 세 번, 그리고 로마 사람이었던 빌라도에게 세 번, 그래서 <세 번의 유대 종교재판>(Three Religious Trials)과 <세 번의 로마 시민 재판>(Three Civil Trials)을 받으셨는데, 그 모든 과정이 조롱과 경멸이었습니다.

먼저 <유대 종교재판>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그것은 누가복음 22장에 나오는 것처럼, 예수께서는 제자들과의 마지막 유월절 만찬과 겟세마네 정원에서의 기도를 마치시고 대제사장 안나스와 가야바 앞에 끌려가셨습니다. 예수께서는 두 사람의 대제사장에게 모진 심문과 조롱, 그리고 욕설과 매질을 당하시면서 두 번의 재판을 받으셨는데(눅 22:63-65), 그 뒤로 산헤드린 공회로 다시 끌려가셔서 마지막 세 번째 재판을 받으셨는데, 그것이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누가복음 22장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내용입니다(22:66-71).

본문 67절을 보면, 유대 산헤드린 공회는 예수께 “네가 그리스도이거든 우리에게 말하라”(67)고 질문을 던집니다. 이 물음은 매우 도발적인 질문입니다. 대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살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는 그런 물음이었는데, 주님은 자신의 목숨에 연연하거나 구걸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예수께서는 저들의 도발적인 질문에 “내가 말할지라도 너희가 믿지 아니할 것이요, 내가 물어도 너희가 대답하지 아니할 것이니라. 그러나 이제부터는 인자가 하나님의 권능의 우편에 앉아 있으리라”(눅 22:67-68)고 근엄하게 답하십니다. 예수께서는 대제사장 무리가 자신의 말을 믿지 않을뿐더러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아셨기 때문에, 다만 “인자가 하나님의 권능의 우편에 앉아 있으리라”고 의미심장한 말로 대답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대답을 들은 제사장들은 ‘옳다구나! 걸려들었어!’라고 쾌재를 부르면서 “그러면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냐?”라고 재차 물었고, 예수께서는 “너희들이 내가 그라고 말하고 있느니라”(‘You say that I am’, 눅 22:70)고 대답하십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표현을 누가 썼습니까? 대제사장들이었습니다. 저들은 예수님의 입에서 그 표현이 나오길 바랐지만, 부지불식 간에 자기들 입으로 예수께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호칭을 붙이고 만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본문 22장의 마지막 구절에서처럼, 저들은 “어찌 더 증거를 요구하리요 우리가 친히 그 입에서 들었노라”(눅 22:71)고 분노하면서, 예수님에게 ‘신성모독죄’로 사형을 선고한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받으신 <세 번의 유대 종교재판>의 전말이었습니다.

●로마 시민재판

이처럼 엉터리 재판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긴 했지만, 자기들이 예수님을 죽이고 싶다고 해서 맘대로 죽일 수는 없습니다. 로마제국의 식민지배를 받고 있던 이스라엘은 ‘사형 집행 권한’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18:31), 합법적으로 사형을 선고하려면 로마 권력자의 판결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에 본문 23장 1절이 말하는 것처럼 저들은 이제 예수님을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끌고 갑니다. 그것이 <로마 시민재판>이었고, 오늘 본문은 그중 첫 번째 재판입니다.

그러면 대제사장들은 어떤 죄목으로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기소했습니까? 2절을 함께 읽습니다. “우리가 이 사람을 보매 우리 백성을 미혹하고 가이사에게 세금 바치는 것을 금하며 자칭 왕 그리스도라 하더이다”(눅 23:2)

기소 내용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백성을 미혹했다는 것, 둘째,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지 말라고 했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자칭 ‘왕이요 그리스도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과장된 기소 내용으로 대제사장들은 예수님을 ‘민란을 꾀하는 선동가, 반역을 꾀하는 혁명가, 급기야 황제를 참칭하는 반역자’라는 위험인물로 보이게 하려던 것입니다.

하지만 대충 봐도 이것은 터무니없는 기소입니다. 예수님은 백성을 미혹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죽어가는 백성들을 살려주셨고, 배불리 먹여주셨고, 그들을 위로하시며 구원의 말씀을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지 말라고도 하신 적이 없습니다. 잘 아시는 이야기지만, 누가복음 20장을 보면 예수께서는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치라”(25) 말씀하심으로, 서기관들과 대제사장들의 간계에 넘어가지 않으셨습니다. 이에 성경이 “그들이 백성 앞에서 그의 말을 능히 책잡지 못하고 그의 대답을 놀랍게 여겨 침묵하니라”(눅 20:26)고 말하는 것처럼 저들의 간계는 실패로 돌아갔던 것입니다.

이처럼 막무가내로 기소하는 대제사장의 말에 총독 빌라도는 기막혔을 것입니다. 자기 앞에 힘없이 주저앉아있는 초라한 저 사내가 그런 선동가요, 혁명가며, 반역자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온몸이 멍들고, 피투성이에 피딱지까지 들러붙은 이 형편없고 무기력하게만 보이는 사람이 그럴 리 없다고 여겼을 것입니다. 이에 빌라도는 헛웃음 치며 예수께 묻는데, 앞서 기소 내용 중에 ‘백성을 미혹한다느니’,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지 말라 했다느니’ 하는 말은 건너뛰고, 마지막 세 번째 기소 내용으로만 예수님을 심문합니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눅 23:3)라고 말입니다.

●십자가: 왕의 즉위식, 승천: 왕의 대관식

빌라도가 예수께 붙인 호칭은 무엇입니까? “유대인의 왕”입니다. 앞서 유대 종교재판에서 대제사장들은 예수께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냐?”(70)라고 하면서, 자기들 입으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다!”라고 부지불식간에 고백하더니, 이제 로마 시민재판에서는 빌라도가 자기 입으로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말해버렸습니다. “예수가 왕이다!”라고 말입니다. 게다가 4절에서 빌라도는 뭐라고 말합니까? “내가 보니 이 사람에게 죄가 없도다”(4)라고 합니다. 예수님에 대한 완벽한 고백이 부지불식간에 저들의 입에서 술술 뿜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누가 어리석습니까? 재판을 주관한다는 사람들이 어리석습니다. 심문하는 자들이 어리석습니다. 저들은 예수님의 입에 재갈을 물려 고분고분하게 만들어서 그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안달이 났지만, 결국 대제사장들도, 빌라도도 자기 입으로 예수님이 누구신지 고백할 정도로 어리석습니다. 그것도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 예수는 왕이다. 예수는 죄가 없다”라 완벽한 고백이었으니, 누가 누구에게 당나귀처럼 어리석다고 말한단 말입니까?

이처럼 예수께서는 십자가를 지시기 전, 세 번의 유대 종교재판, 그리고 세 번의 로마 시민재판을 받은 피고인이었지만, 주님은 재판을 회피하기는커녕 당당히 재판을 받으셨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아들로서, 그리고 왕으로서의 위엄이 그 재판 과정을 통해 더욱 빛나기만 했습니다. 세상의 권력자들은 자신의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백성들을 대신 죽이곤 하지만, 만왕의 왕 되신 예수께서는 백성들을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 뜻에 복종하여 자신의 생명을 이미 십자가에 걸었습니다. 어느 신학자가 “주님은 십자가에서 왕으로 즉위하셨다”라고 말한 것처럼, 주님은 복종으로 이루신 고난을 통해 자신의 왕권을 확립하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십자가를 통해 왕의 위엄을 선명하게 보이셨습니다. 초대교회 교부 존 크리소스톰(John Chrysostom, ?~407)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승천과 연결해서 다음과 같이 놀랍게 통찰합니다. “그대는 십자가에 있는 왕의 권세가 보이지 않습니까? 좀 더 증거가 필요하다면, 말해드리겠습니다. 십자가는 그리스도를 땅에 묶어 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리스도를 높이 들어 올렸고 그분을 하나님 나라로 다시 데려갔습니다.”<John Chrysostom, De cruce et latrone homilia 1>

크리소스톰이 말하는 이러한 그리스도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낸 그림이 있습니다. 100년 전 태어난 스페인의 천재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1904-1989)가 그린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의 모습입니다(‘Christ of Saint John of the Cross’). 보통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그릴 때면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을 그리곤 하는데, 이 작가는 앞에서가 아니라 ‘위에서’ 마치 보좌에 계신 하나님이 보시는 것처럼 그리스도를 ‘내려다’ 봅니다. 그림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매달린 채로 땅으로부터 떠 있고, 그 상태에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마치 승천하신 주님이 여전히 십자가에서 세상을 통치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앞서 십자가와 관련해서 “주님은 십자가에서 왕으로 즉위(accession)하셨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승천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주님은 승천하심으로 왕의 대관식(coronation)을 치르셨다”라고 말입니다. 이처럼 십자가에서 왕으로 즉위하시고, 승천하심으로 왕의 대관식을 치르신 주님은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 삶을 통치하시는 주님이신 것입니다.

●‘시간 너머, 공간 너머’의 승천하신 주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승천주일>을 맞아서 우리는 우리의 왕이 되신 예수께서 유대인들로부터 종교재판을 받고, 빌라도에게서 로마 시민재판을 받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섯 번의 재판은 왕 되신 주님이 십자가를 지는 과정이었고, 동시에 승천으로 이어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승천이란 오늘 설교 제목처럼 “십자가에서 곧바로 하늘 보좌로 놓인 길”을 뜻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왕 되신 주님이 우리를 위해 그 길을 친히 만들어 주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주님의 승천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오늘 두 번째 본문으로 나누었던 요한계시록 7장에 보면, 십자가에서 하늘 보좌로 길을 놓으신 승천하신 주님의 실체를 보여줍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하나님의 보좌 앞에 있고 또 그의 성전에서 밤낮 하나님을 섬기매 보좌에 앉으신 이가 그들 위에 장막을 치시리니 그들이 다시는 주리지도 아니하며 목마르지도 아니하고 해나 아무 뜨거운 기운에 상하지도 아니하리니 이는 보좌 가운데에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사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임이라”(계 7:15-17)

이것은 밧모섬의 요한이 하늘 보좌의 모습을 묘사한 것인데, 그렇다면 이 일은 언제 일어나는 일입니까? 그것은 먼 미래에, 언젠가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가게 될 때 일어날 일이기만 할까요? 이 일은 하늘 보좌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만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신학자 칼 바르트는 “예수께서 아버지 하나님 우편에 앉으심으로 우리는 새로운 시간 안으로 입장한다.”<칼 바르트, 『교의학 개요』 복있는사람>라고 말했습니다. 승천하신 주님은 모든 시간을 넘어 하늘 보좌에서 우리를 통치하신다는 것입니다. 알파와 오메가 되신 주님은 ‘어제도 계셨고, 오늘도 계시며, 내일도 계시는’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계1:8). 승천하신 주님은 모든 장소를 넘어 하늘 보좌에서 통치하신다는 것입니다. 앞서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에서 본 것처럼, 우리가 어디에 있더라도 우리를 지켜보신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처럼 성경이 주님의 승천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주님이 일론 머스크가 개발한 우주 발사체를 부착하고, 영화 아이언맨처럼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주님이 되셨다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승천하신 주님이 하나님 보좌에 계신다는 것도 주님이 우리의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곳에 숨어 계시다는 것을 뜻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승천하신 주님은 하늘 보좌에 앉으심으로, 어제도 그러셨듯이,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우리의 목자가 되어주시고, 언제나 우리 삶을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여 주심을 말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고난 중에 있을 때, 육신의 질병과 영혼의 문제로 인해 미래가 두렵고 답답하여 눈물 흘릴 때, 바로 그 순간 승천하신 주님이 당신의 피 묻은 손으로 우리의 모든 눈물을 닦아주심을 믿으시기를 축원합니다. 그리하여 승천하신 주님이 주시는 참 소망과 위로의 말씀을 굳게 신뢰하여, 항상 인도하시는 승천하신 주님과 함께 벅찬 날을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