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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선교 실험실: 안디옥”

(행 11:19-30)

<2025년 9월 7일 성령강림 후 제13주 교역자보건주일 설교 / 녹색>

●조지 리일 그리고 김창식 목사

1750년에 태어난 미국의 조지 리일(George Liele, 1750–1828)이라는 목사님이 계십니다. 목사님은 노예 신분으로 태어나서 갖은 학대를 받으며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 이후 스물세 살이 되어서 예수님을 만나셨고, 훗날 미국 ‘최초의 흑인 목사’가 되셨습니다. 그후로는 ‘최초의 흑인 선교사’가 되어서 자메이카로 건너가 8천 명의 침례교인을 배출했을 정도로 놀라운 선교 활동을 벌이셨습니다<George Liele, First African American to be ordained and first Baptist to go as a missionary to any other land(Jamaica), www.bu.edu>. 목사님이 설교할 때면 많은 백인도 와서 설교를 들으며 감화를 받았다고 하는데 <“We have nigh three hundred and fifty members; a few white people among them” /www.pbs.org>, 목사님은 불행한 시대에 흑인으로 태어나 자랐지만, 복음 앞에서 그 어떤 것도 장벽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 산증인이셨던 것입니다.

이러한 예는 미국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선교 초기의 역사를 보면, 더 뭉클하고 가슴 뛰는 선교 이야기가 많은데, 1901년 지금의 정동제일교회에서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최초로 목사가 되신 김창식 목사님과 김기범 목사님이 그렇습니다. 두 분은 나란히 목사 안수를 받으셨지만 김창식 목사님이 먼저 안수를 받으셨는데, 김창식 목사님의 원래 직업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셨던 김창식 목사님은 올링거(F. Ohlinger)라는 미국 선교사의 집에 ‘머슴’으로 들어갔다가 거기서 예수님을 만났고, 훗날 안수받은 목사가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최초의 목사님의 원래 직업은 머슴이었던 것입니다.

●선교는 하나님의 일

미국 최초의 흑인 목사, 그리고 한국 최초의 목사, 두 사람의 신분은 당시로써는 천하기 이를 데 없던 노예요, 머슴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주의 백성이 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가 지난주 나누었던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서 일어난 <베드로의 두 번째 회심 사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전에 갖고 있던 자기 생각을 버리고 주의 뜻에 복종하는 신앙으로 변화된 것인데, 그런 변화로 인해 베드로는 가이사랴에서 만난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읽지는 않았지만, 사도행전 11장 전반부를 보면, 베드로는 백부장 고넬료를 만난 뒤에 예루살렘에 돌아갑니다. 그때 예루살렘에 있던 몇몇 “할례자들”이 베드로를 찾아가 “네가 무할례자의 집에 들어가 함께 먹었다!”(11:3)면서 베드로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내용이 나오는데, 여기 나오는 할례자들은 골수 유대인이었다가 예수님을 믿게 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예수님을 믿었지만, 안식일이나 정결 예법, 음식 규정, 특별히 할례와 같은 율법을 문자 그대로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들이 보기에 베드로는 아무리 예수님의 수제자라 해도, 할례받지 않은 이방인과 함께 먹고 마시고, 복음을 전한 것은 율법을 어기는 일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식의 태도는 과거에 누가 갖고 있던 생각이었습니까? 회심하기 전에 베드로가 갖고 있던 생각과 같습니다. 이에 베드로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그들에게 차근차근 말해주는데, 베드로는 서두르지 않고, 설득하려 하지 않고, 나긋나긋하고도 소상히 자기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들려줍니다. 예전 같았으면 ‘어디 감히 당신들 따위가 예수님의 수제자인 나를 추궁하냐!’고 윽박질렀겠지만, 베드로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겸손히 알려주면서 마지막에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즉 하나님이 우리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에 주신 것과 같은 선물을 그들에게도 주셨으니 내가 누구이기에 하나님을 능히 막겠느냐”(11:17

베드로가 한 말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이방인 고넬료에게 복음을 전한 일은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선교는 베드로가 한 게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할례자들은 베드로에게 이렇게 답합니다. “그들이 잠잠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이르되 그러면 하나님께서 이방인에게도 생명 얻는 회개를 주셨도다!”(11:18)

그들도 베드로의 고백을 인정합니다.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므로, 하나님이 이방인에게 생명 얻는 회개를 주셨다면, 다만 잠잠히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겠다’는 것입니다.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서 회심한 베드로도 놀라웠지만, 전혀 변할 것 같지 않던 골수 할례파의 반응이 더욱 대단합니다. 그들은 베드로의 말을 들었지만 궁극적으로 베드로를 통해 선교하시는 하나님께 복종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주님의 복음은 유대인만이 아니라 이방인을 위한 복음이라는 것이 기독교 역사상 처음으로, 그리고 공식적으로 인증된 것입니다.

●안디옥의 이방인 선교

이러한 놀라운 고백에서 오늘 본문이 이어지는데, 이제 복음이 당시 로마제국 시대에 핵심도시 중 하나였던 <안디옥>에 전파된 이야기입니다. 이를 통해 저는 “하나님의 선교 실험실: 안디옥”이라는 제목으로 여러분과 은혜를 나누려고 합니다.

먼저 본문의 배경을 잠시 살펴보면, 지난 사도행전 7-8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스데반이 순교한 뒤에 예루살렘에는 극심한 박해가 일어나서 주를 믿는 성도들이 여러 곳으로 흩어졌는데, 사도행전 8장 4절이 말하기를 “그 흩어진 사람들은 두루 다니며 복음의 말씀을 전했”(8:4)습니다. 박해로 인해 선교가 끝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본격적인 선교가 시작된 것입니다.

본문 19절을 보시면, 이처럼 흩어진 성도들은 ‘베니게와 구브로, 안디옥 지역’까지 복음을 전했던 것인데, 거기 사는 이들 중에 “유대인에게만” 전했다고 합니다. 이때까지 만해도 그들은 예수님이 만민을 구원하시는 주님이라는 것을 깊이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생각조차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20절 말씀을 보면 그런 상황이 달라졌는데, 함께 읽습니다.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이 안디옥에 이르러 헬라인에게도 말하여 주 예수를 전파하니”(11:20) 본문이 말하듯이, 구브로와 구레네로 멀리 흩어졌던 성도들이 안디옥에 왔는데, 놀랍게도 그들은 유대인만이 아니라 헬라인에게도 예수님을 전파했다고 합니다.

성경에서 ‘헬라인’이라고 말할 때는 두 부류의 헬라인이 있습니다. 하나는 ‘헬라어를 사용하는 유대인’(헬라니스테스, Ellhnisth,j)이고(행6장), 다른 하나는 ‘헬라어를 사용하는 이방인’(헬라네스, ~Ellhnej / NA/UBS 본문 기준)입니다(행 11장). 방금 살펴본 20절이 말하는 헬라인은 헬라어를 말하는 유대인이 아니라 이방인을 뜻합니다. 그야말로 ‘외국인’입니다.

지금까지 사도행전에 의하면, 이방인/외국인에게 처음으로 복음을 전한 사람은 베드로였고, 외국인은 고넬료였습니다. 고넬료가 환상을 보고, 베드로는 황홀경을 경험하고 나서야 겨우 이루어낸 선교였습니다. 그로 인해 자칫 예루살렘 교회에 분란이 일어날 뻔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인 한 사람 전도하는 게 그만큼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안디옥에는 제2, 제3의 고넬료 이방인이 수두룩합니다. 하나님은 예루살렘에 유대인을 위한 ‘첫 번째 선교 실험실’을 차리셨더니, 이제 안디옥에 이방인을 위한 두 번째 선교 실험실을 차리신 것입니다.

●안디옥은?

그러면 안디옥은 어떤 도시입니까? 당시 안디옥은 로마와 알렉산드리아 다음으로 큰, 적어도 인구 50만 명 이상이 살았던 국제도시였습니다. 안디옥에는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민족이 자연스럽게 모였는데, 이곳에는 커다란 조직을 갖춘 유대인들은 물론이고, 페르시아와 인도, 심지어 중국에서 온 동양인도 이 도시에 살았다고 해서 안디옥은 <동방의 여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존 스토트, 『사도행전』 Ivp>.

별명은 그럴싸하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는 곳은 대개 지나치게 개방적이라서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라고 복음을 전해도,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들이 믿는 신들과 사상을 들먹이면서 예수님도 많은 神 중 하나이겠거니 하면서 진지하게 복음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도시가 안디옥이었습니다.

하지만 21절은 우리에게 반전이라 할 만큼 신비롭고 놀라운 이야기를 전하는데, 이처럼 동서양이 만나는 문명의 국제도시 안디옥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믿고 주께 돌아왔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안디옥 교회가 부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안디옥교회 부흥 비결 1 and 2

첫째는 예루살렘 교회의 승인과 지원이 안디옥교회 부흥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베드로가 이방인 고넬료에게 복음을 전했고, 그 사실을 예루살렘의 할례주의자들이 인정했습니다. 하나님이 행하신 일로 인해 그들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이런 이유로 본문 22절을 보면, 안디옥에서 헬라인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예루살렘교회는 서둘러 ‘교회 대표’까지 파견해서 축복했던 것입니다. 선교가 잘 이루어지려면 이처럼 모두가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야 하고, 온전한 지원과 승인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바나바와 같은 신실한 일꾼이 있었습니다. 방금 나눈 것처럼, 예루살렘 교회가 안디옥교회로 보낸 대표, 그가 ‘바나바’였습니다. 예루살렘 교회에는 많은 사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를 치리하는 일에 사도를 보내지 않고 평신도 지도자를 보낸 셈입니다. 바나바는 사도행전에서 사도라고 불린 적이 없지만, 사도 이상의 일들을 성실하게 감당했던 인물이었던 것입니다.

사도행전 4장에 나왔던 바나바를 기억하십니까? 바나바는 자기가 한 선행을 사람에게 드러내려 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그의 인품은 안으로부터 밖으로 저절로 흘러넘쳐서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따뜻한 품성의 사람이라서, 주변 사람들은 그의 원래 이름이었던 ‘요셉’이라는 좋은 이름을 놔두고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바나바라고 불렀던 것이고, 오늘 본문도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24절)고 소개합니다.

바나바를 보낸 결과는 어땠습니까? 안디옥교회에 도착한 바나바는 그들을 진심으로 축복하면서 격려하는데, 23절이 말하기를 “그가 이르러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기뻐하여 모든 사람에게 굳건한 마음으로 주와 함께 머물러 있으라 권하니”(23절)라고 말합니다. 그리하여 바나바로 인해 “큰 무리가 주께 더하여지니라”(24절)는 풍성한 선교 열매를 맺게 된 것입니다.

●안디옥교회 부흥 비결 3

셋째로 안디옥교회는 말씀을 체계적으로 배운 교회였습니다. 25절을 보면, 바나바는 말씀 사역을 위해 사울을 찾으러 다소에 가는데, 바나바와 사울은 어떤 인연이 있었던가요? 아시다시피 사울은 다메섹으로 가던 길에서 주님을 만나 회심했습니다. 사도행전 9장을 보면 그가 회심한 뒤에 잠시 예루살렘에 와서 사도들을 사귀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과거에 자신이 보였던 몹시 민망한 모습에 대해 사과하면서 ‘나도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노라!’ 하면서 사도들과 교제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때, 사울에게 먼저 가서 그와 예루살렘의 사도들을 중재한 사람이 ‘바나바’였던 것입니다(“바나바가 (사울을) 데리고 사도들에게 가서 그가 길에서 어떻게 주를 보았는지와 … 전하니라. 행 9:27”). 이처럼 바나바는 사울에 대한 짧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안디옥교회에서 사역하던 바나바는 밀려오는 성도들을 양육하기에 벅찼을 것입니다. 그래서 ‘누가 나와 함께 동역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인데,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바나바는 어디서 사람을 데려왔어야 합니까? 자기가 있던 예루살렘 교회에 있는 사도를 청빙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본문에 보니 바나바는 예루살렘이 아니라 다소로 갑니다. 사울을 청빙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바나바는 안디옥교회에서 자기와 함께 사역하기에 제일 좋은 사람이 누굴까 기도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짧은 시간 예루살렘에서 만났던 사울이 생각나면서, 성경에 박식하고 세상 철학에도 능통한 사람이라서 누구보다 하나님 말씀을 훌륭하게 가르치고 전할 사람이라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이에 바나바는 사울을 찾아 그의 고향인 다소까지 직접 올라갔던 것입니다.

이렇게 사울을 청빙한 바나바는 “둘이 교회에 일 년 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26절)라고 합니다. 헬라어 원어로 보면 이 말은 “둘이 교회에 일 년을 꽉 채워 꼭 붙어서 큰 무리를 가르쳤다”(evniauto.n o[lon sunacqh/nai evn th/| evkklhsi,a| kai. dida,xai o;clon i`kano,n)는 친밀한 의미가 담겼습니다. 서강교회는 2년 반 동안 TBC 수업이 있었는데, 안디옥교회의 바나바와 사울은 꼬박 1년에 걸쳐 숙식까지 해가며 성경공부를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바나바와 사울은 이러한 특별 성경공부를 통해서 신학교에 버금가는 훈련을 실행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역사와 구약성경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헬라인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지만, 그 수업에 참여한 안디옥교회의 제자들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Cristiano,j)이라 불리게 될 정도로 ‘그리스도-꾼, 예수-꾼, 성경-꾼’으로 거듭나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우리가 사도행전을 통해 살펴보겠지만, 안디옥교회는 이후 사도 바울의 제1차, 제2차 전도여행을 위한 전초 기지가 된 것입니다.

●선교사이신 하나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당신의 선교를 위해 “안디옥이라는 실험실”을 차리셨고, 그 결과는 놀랍습니다. 큰 무리가 안디옥교회로 몰려왔고 교회는 부흥했습니다. 성도들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열심히 그리스도를 따랐습니다. 함께 살펴봤듯이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있었으니, 첫째는 예루살렘 교회의 지원이 있었고, 둘째는 바나바라는 신실한 성도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셋째는 바나바와 사울에 의한 말씀 사역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세 가지 요소가 교회 부흥의 비결일까요? 이렇게만 하면 교회가 부흥할까요? 설교를 준비하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지만, 교회가 부흥하건, 그렇지 않건 교회는 이 세 가지를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본문이 우리에게 말하는 교훈은 따로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베드로가 고넬료를 만나 선교한 것은 그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예루살렘의 골수 할례주의자들이 베드로의 그런 행동을 인정한 것도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안디옥에 교회를 세우고, 그 교회로 인해 선교하려는 것도 하나님의 뜻과 계획입니다. 선교는 하나님이 친히 행하시는 일입니다.

데이비드 보쉬(David J. Bosch)라는 저명한 선교학자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 함께 읽겠습니다. “선교는 교회의 활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속성입니다. 하나님은 선교사이십니다.”(Mission is not primarily an activity of the church, but an attribute of God. God is a missionary God)<David J. Bosch, Transforming Mission: Paradigm Shifts in Theology of Mission, Orbis Books>

●하나님의 선교 실험실: 서강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제 말씀을 마치고자 합니다. 미국의 스탠리 하우어워스라는 신학자는 오늘날 교회 중 “깊이 잠든 교회”와 “분주한 교회”로 보이는 교회가 많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깊이 잠든 교회는 성령의 섭리에 귀를 막은 채로 과거의 방식이나 습관을 지루하게 답습하는 자기-만족적인 교회다. … 분주한 교회는 교회의 쇠퇴를 막고 상실한 사회적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열심히 프로그램을 고안해 낸다.”

그는 이러한 교회들에게 다음과 같이 일침을 놓습니다. “이런 교회들은 교회를 갱신 주체가 성령이시라는 것을 신뢰하지 않는다”<『성령』 복있는사람> 참으로 뼈아픈 말입니다. 오늘날 교회들은 성령이 교회를 세우신 것을 압니다. 교회가 성령으로 인해 부흥한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기는 알면서도, 그렇게 고백도 하면서도, 한쪽에서는 성령께서 행하시는 일을 보지 못하거나 무관심해서 교회가 마치 박물관처럼 돼 버리기도 하고(레너드 스윗의 Church as a Museum), 다른 한쪽에서는 마치 조급증에 걸린 환자처럼 성령이 아니라 사람이 주체가 되어 교회를 이벤트 회사처럼 만들어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본문 21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주의 손이 그들과 함께 하시매 수많은 사람들이 믿고 주께 돌아오더라”(21절) 안디옥교회의 선교를 누가 진두지휘하셨습니까? 주님이십니다. 선교사이신 주님이 당신의 손을 주권적으로 행사하셔서 안디옥교회를 통해 이루신 일, 그것이 안디옥 선교였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은 “안디옥 선교 실험실”에서 친히 행하신 그 위대한 일을 이제 “서강 선교 실험실”에서 이 시간 예배하는 여러분과 함께 행하려 하십니다. 영적으로 메말랐고, 헛된 사상에 사로잡힌 헬라인들이 안디옥에 많았다지만, 우리 시대의 ‘인공지능 변종 헬라인들’에 비하면 아무것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우리는 선교하기 어려운 시대를 사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바뀌지 않은 것이 있으니, 안디옥 선교 실험실의 실장님이 하나님이셨듯이, 서강 선교 실험실의 실장님도 하나님이십니다. 암울한 선교 현실은 현실일 뿐입니다. 매년 쏟아지는 부정적인 선교 통계는 통계일 뿐입니다. 그 일을 행하시는 분이 예나 제나 하나님이시라면, 이제 서강 선교 실험실을 통해 주께서 친히 행하실 것을 믿습니다.

주께서 123년 전에 친히 세우신 우리 서강교회를 이끄시고, 부흥시키시는 주체는 하나님이 되심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부족한 점을 채우시는 분도 하나님이심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안디옥교회가 게으르지 않았고, 조급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제 서강 선교 실험실에서 위대한 일을 행하실 주께서 우리에게 ‘일어나라!’ 말씀하실 때, 두려움과 실패를 내려놓고, 주의 손을 붙잡아 나서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