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SEOKANG CHURCH
주일설교
죽음의 길 vs 생명의 길
본문말씀 : 창세기 4:25-5:5,21-32
설교자 : 임태일 담임목사
날 짜 : 2024.02.04
- 관리자
- 24.02.03
- 133
“죽음의 길, 생명의 길”
(창세기 4:25-5:5, 5:21-32)
<2024년 2월 4일 주현절 후 제5주 은급주일 설교 / 녹색>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인류 역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통찰하기 위해서 오늘날 반드시 읽어야 할 작가가 있습니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가르치고 있는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1976-) 교수입니다. 그가 쓴 『사피엔스』(조현욱 옮김, 김영사), 『호모데우스』(김명주 옮김, 김영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전병근 옮김, 김영사)이라는 책은 여러 비판을 받고 있으면서도, 여전한 중요한 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입니다. 그가 쓴 책 중에 『사피엔스』라는 책에 보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인류의 행태를 비판합니다.
“(인류는) 지구 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고, 이제 신이 되려는 참이다. 그들은 창조와 파괴라는 신의 권능을 가질 만반의 태세를 갖추었고, 환경을 정복하고, 식량 생산을 늘리고, 도시와 제국을 세우고, 우주왕복선을 만들었지만,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힘은 세지만, 책임 의식은 없고, 안락함과 즐거움만 추구하면서도 만족할 줄 모른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은 많고 책임은 지지 않는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가히 촌철살인이라 할 정도로, 지금까지 인간이 벌여왔던 비극적 참상에 대해 정확히 핵심을 짚었습니다. 즉, 그는 말하기를 인간은 자신의 편리를 위해서 온갖 “기술-과학을 닦달하듯” 발전시켜 왔지만(마르틴 하이데거의 『기술과 전향』, 서광사),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낸 물질문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우주왕복선은 만들면서도, 정작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빠져 있다는 얘깁니다.
●괴물이 되어버린 가인의 후예
지난 1월 첫 주부터 지금까지 읽어왔던 창세기의 가르침을 되새긴다면, 이러한 지적에 공감하실 것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우주 만물을 지으시면서, ‘아름답다! 좋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지는 창세기 2장에서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과 숨으로 사람을 빚으시면서 인간을 가히 최고의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라는 조건을 달아 말씀드리자면, 인간이란 존재는 우주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창세기 3장에서 인간은 사사로운 호기심으로 인해 타락하고 맙니다. 그 결과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이 주신 에덴 정원으로부터 쫓겨나는 운명을 맞게 됩니다. 존 밀턴의 『실락원』이 말하는 것처럼, 이로써 인류는 낙원이 아니라 “외롭고 고독한 길”을 걸어야 할 존재가 돼 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창세기 4장에서 끔찍한 형제 살인 사건을 읽었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가인과 아벨을 낳았지만, 형이었던 가인이 동생 아벨을 시기한 나머지 끔찍한 살인을 벌이게 됩니다. 낙원을 잃어버린 인간은 이제 점점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리더니, 인간의 존엄성마저 업신여기는 타락의 길에 접어든 것입니다.
끔찍한 형제 살인, 게다가 ‘거짓’을 고하는 가인에게 하나님은 “너는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되리라” 엄히 명령하시며, 다시금 인간을 쫓아내십니다. 이에 가인은 ‘놋’ 땅에 도시를 세우고, 이후로 “가인—에녹—이랏—므후야엘—므두사엘”로 이어지는 소위 말하는 ‘가인의 후예들’이 탄생하면서, 결국, “라멕”(창 4:17-18)에 이르러서 인간 타락의 정점을 보여주고 맙니다. 실로 비극입니다! 지난주 살펴본 것처럼 라멕은 여러 면으로 볼 때, ‘과연 이 자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사람이 맞는가?’ 싶은 의구심이 들 정도로, 그는 하나님의 형상이 마치 ‘삭제’된 것같은, 취소된 것 같은, 짐승 혹은 괴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첫째 주일에도 인용했지만, 독일의 신학자 몰트만(Jürgen Moltmann, 1926-)이 “세계를 지배하는 주인이 되려는 인간은 결코 하나님의 형상을 이룰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은 ‘괴물’이 될 뿐이다.”<위르겐 몰트만 지음, 김균진 옮김, 『창조 안에 계신 하나님』 한국신학연구소>라고 지적한 것은 바로 ‘라멕’과 같은 인간을 두고 한 말처럼 들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다시 한번 인용합니다. “힘만 센 인간이 책임 의식은 없고, 안락함과 즐거움만 추구하면서도 만족할 줄 모른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은 많고 책임은 지지 않는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오늘날 지구의 위기, 생태계의 위기를 마주 대하고, 죽음의 길을 자초하며 걷는 인류에게 이러한 유발 하라리의 말은 인류 존폐에 관한 최후 통첩으로 들립니다.
●하나님 형상을 보존한 셋의 후예
이처럼 에덴의 동쪽 어딘가에서 라멕을 비롯한 가인의 후예들이 하나님 형상을 상실한 채로 ‘죽음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을 때, 오늘 본문 창세기 5장 1절은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 하나님의 모양대로 지었다!”고 포문을 열면서, 하나님 형상은 라멕의 폭력 따위로 사라진 게 아니라고 각인시켜 줍니다.<스티븐 뎀프스터 지음, 박성창 옮김, 『구약신학』 부흥과개혁사> 그리하여 인류는 벌써 패색이 짙은 것처럼 보였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생명의 역사’가 힘차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오늘 함께 읽은 창세기 4장 25절을 보면, “아담이 다시 자기 아내와 동침하매 그가 아들을 낳아 그의 이름을 셋이라 하였으니 이는 하나님이 내게 가인이 죽인 아벨 대신에 다른 씨를 주셨다 함이라”고 말합니다. 가인이 죽인 ‘아벨’의 이름은 히브리어로 ‘입김, 수증기’ 또는 ‘헛되다’(‘헤벨’, lb,h,)는 뜻입니다. 전도서가 “헛되고 헛되고 헛되며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라고 말할 때, ‘헛되다’는 말이 히브리어로 ‘아벨’(헤벨)과 같은 말입니다. 아벨은 이름처럼 그야말로 잠깐 있다가 안개처럼 사라진 안타까운 인물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셋’은 ‘아벨’을 대신하는 인물이이라고 하는데, 본문은 셋을 매우 의미심장한 표현으로 소개합니다. 즉 “하나님이 내게 가인이 죽인 아벨 대신에 다른 씨를 주셨다”(25b)고 말합니다. ‘셋’을 ‘열매’라고 하지 않고 ‘씨앗’(제라, [r;z<)이라고 합니다. 사과나무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셋’은 아담과 하와가 맺은 ‘사과 열매’가 아니라 ‘사과 씨’라는 것입니다. 셋 자체가 결실이 아니라, 셋은 새로운 역사의 씨앗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본문을 통해서 ‘셋’이 낳을 후손들에게 주목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이제 타락한 ‘가인의 후예’가 아닌 ‘셋의 후예’로 인해 뭔가 새로운 일을 이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본문에서 아담에서 셋으로 이어지는 계보는 어떻게 됩니까?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아담—셋—에노스—게난—마할랄렐—야겟—에녹—므두셀라—라멕—노아—셈, 함, 야벳”
아담의 계보를 보니, 가인이 누락되어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 것입니다. 누가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계보가 이것을 따르고 있습니다. 누가복음 3장이 소개하는 예수님의 계보는 “예수”로부터 시작해서 그의 부친인 “요셉—헬리—맛닷—레위”(눅 3:23-24) 등등의 역순으로 올라갑니다. 한참 올라가다 보면 36절에서 이렇게 이어집니다. “36 그 위는 셈이요 그 위는 노아요 그 위는 레멕(라멕)이요 37 그 위는 므두셀라요 그 위는 에녹이요 그 위는 야렛(야겟)이요 그 위는 마할랄렐이요 그 위는 가이난(게난)이요 38 그 위는 에노스요 그 위는 셋이요 그 위는 아담이요 그 위는 하나님이시니라”(눅 3:36-38) 위로 올라가면 ‘창조주 하나님이 계시다’는 뜻입니다.
지금 읽은 ‘예수님의 계보’는 좀 전에 살펴본 ‘아담의 계보’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그러므로 아담의 계보는 이제 가인을 배제하고 셋의 계보를 통해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인의 후예가 ‘저주의 계보’였다면, 셋의 후예는 ‘축복의 계보’가 됩니다. 바야흐로 이제 ‘죽음의 길’을 걸어왔던 ‘가인의 후예’를 대신하여 ‘셋의 후예’를 통해 주어질 ‘생명의 길’을 여는 계보가 소개되는 것입니다. 오늘 설교 제목은 여기서 나왔습니다.
●1. 셋의 후손은 간절히 예배하는 사람이다.
이처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누리는 ‘구원’의 눈으로 오늘 본문을 읽게 되면, 아담의 후손 셋의 계보로부터 세 가지 커다란 특징을 발견하게 됩니다.
첫째로, 본문은 우리에게 ‘셋의 후손은 하나님을 간절히 예배하는 사람’이었음을 알려줍니다. 본문 창세기 4장 26절에서 아담의 후손 셋은 아들을 낳고 그의 이름을 ‘에노스’라고 지었다고 하면서, “그 때에 사람들이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창 4:26)는 희망찬 노래를 부릅니다. 곧 그들은 ‘예배자’였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해석에 따라서 ‘전에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예배하지 않았다가 셋이 에노스를 낳고 나서야 하나님을 예배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전에는 형식적으로 하나님께 예배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간절히’ 여호와를 찾으며 예배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어떤 점에서 그럴까요?
셋은 아들을 낳고 이름을 ‘에노스(쉬)’(vAna/)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에노스라는 이름은 ‘사람’을 뜻하는 단어인데, 성경에서는 ‘연약한 인간’을 나타낼 때 사용됩니다.<케네스 매튜스 지음, 권대영 옮김, 『창세기1』 부흥과개혁사> 시편 90편에 보면 “티끌로 돌아갈 인간”을 언급할 때(“주께서 사람(에노쉬)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 인생들은 돌아가라 하셨사오니” 시편 90:3), 이 단어를 사용합니다. 그러므로 셋은 아들의 이름을 지으면서, 인간은 본디 연약한 존재요, 연약한 인간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존재인 것을 확인했던 것입니다.
또한, 본문에서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다(카라, ar'q)”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부르짖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사람이 부르짖게 됩니까? ‘간절한 사람’만 부르짖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도움을 구할 때, 부르짖습니다. 한번 부르짖고 마는 게 아니라, 누군가 구하러 올 때까지 부르짖습니다. 지난주 [50일 기도학교]에서 말씀드렸지만, 예레미야 29장에서 하나님은 남-유다 백성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게 부르짖으며(‘카라’) 와서 내게 기도하면 내가 너희를 들으리라!”(렘 29:12)
창세기 4장에 나오는 가인의 후예들의 주된 관심사는 무엇입니까? 창세기 4장 20-22절이 ‘야발, 유발 그리고 두발가인’에 대해서 전해주는 것처럼, 그들은 ‘가축을 치고, 수금과 퉁소를 불고, 구리와 쇠로 기구를 만든 사람들’이라고 합니다.(창 4:20-22). 곧 ‘인간 문명을 개척’한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 나오는 셋의 후예들은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습니다. 그래서 어느 주석가는 말하기를, “가인의 후예들은 ‘도시의 문명’을 개척했지만, 셋의 후예는 예배를 개척했다”<케네스 매튜스 지음, 『창세기1』>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만약 가인에게 ‘당신에게 있어서 인간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그는 대답할 것입니다. ‘인간이란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존재일 뿐이라네’ 인간에게 이롭기만 하면, 무엇이든 눈에 보이는 세상의 가치를 획득하며 사는 것이 인간이 할 최선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셋에게 인간에 대해 묻는다면 그는 대답할 것입니다. ‘인간이란 연약한 존재라네. 하나님을 간절히 부르짖고 찾고 예배해야 하는 존재, 그것이 인간이라네’ 이처럼 셋의 후손은 예배자였던 것입니다.
●2. 셋의 후손은 하나님과 동행한 사람이다.
둘째로, 본문은 우리에게 셋의 후손은 ‘하나님과 동행한 사람’인 것을 알려줍니다. 본문 18절에 보면, 아담의 일곱 번째 후손 중에 ‘에녹’이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그는 엘리야처럼 하늘로 들림받은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23절을 보니, 에녹은 365세를 살았다고 합니다. 이만큼 살았으면 장수한 건가요? 아니면 단명한 건가요? 에녹은 아담의 계보에 나오는 인물 중에 가장 단명한 사람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성경은 말하기를, 아담의 계보 중에 겨우 365년만 살다간 에녹이 969세로 가장 오래 살았던 ‘므두셀라’를 낳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누가 오래 살고 적게 살았는지를 말하는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런 것으로 치면 성경에 나오는 무드셀라가 969세를 살았던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1922년에 이라크에서 발견된 고대 수메르 문명에 관한 유물을 보면, 하늘에서 내려온 왕들의 이름이 나열되면서, 그들이 몇 년간 통치했는지 깨알같이 적혀 있습니다. 그중 제일 짧게 통치했던 왕은 ‘우바르투투’라는 왕으로서, 안타깝게도 그는 고작 18,600년만 통치했다고 적혀 있습니다.<빅터 해밀턴 지음, 임요한 옮김, 『창세기1』 부흥과개혁사> 43,200년이나 통치한 어느 왕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됩니다.
성경은 누구는 오래 살았고, 누구는 단명했다는 것 따위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성경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즉 셋의 계보에 나오는 에녹과 관련해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있는데, 본문은 에녹에 대해 22절과 24절에서 두 번이나 “하나님과 동행한 사람”이라 소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별히 24절은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였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5:24)고 말합니다.
저는 에녹을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은 왜 에녹이 죽기 전에 하늘로 데려가셨을까?’ 종종 생각해 봅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성경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사실은 하나님이 하늘로 데려간 에녹은 ‘언제나 하나님과 동행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누가, 어떤 사람이 하나님과 친밀하게 동행할 수 있습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좇는 사람만”이 그럴 수 있습니다. 곧 하나님 앞에 자기를 주장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살아있으나 죽으나’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신실한 사람입니다. ‘이 땅에 있으나, 하늘에 있으나’ 하나님과 동행하는데 변함이 없는 겸손한 사람, 에녹이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었기에 하나님은 ‘죽음’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않고 그를 세상으로부터 하늘로 곧바로 데려가신 게 오히려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기만 합니다. 이처럼 ‘하나님과 동행한 인간’, 그것이 오늘 셋의 후예가 보여준 두 번째 특징이었습니다.
●셋의 후손은 위로하는 사람이다.
마지막 셋째로, 오늘 본문은 셋의 후예는 ‘위로하는 사람’이라 말합니다. 본문 29절을 보면, 우리가 잘 아는 ‘노아’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합니다. “여호와께서 땅을 저주하시므로 수고롭게 일하는 우리를 이 아들이 안위하리라”고 합니다. ‘안위하리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낰-함’(~x;n"), 곧 ‘위로하리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하나님이 땅을 언제 저주하며 심판하셨습니까? 그 결과 인간이 수고롭게 일해야 땅의 소산을 먹게 된 때는 언제입니까? 하나님이 에덴에서 아담을 쫓아내실 때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창세기 3장 17절을 보면, 하나님은 뱀, 하와, 그리고 아담을 차례차례 심판하시는데, 뱀에게는 ‘너는 배로 다니고, 흙을 먹으리라’, 여자에게는 ‘너는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하리라’ 그리고 아담에게는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창 3:17)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로인해 인간은 수고를 다하여 고통스럽게 일해야 소산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본문은 말합니다. “이 아들(노아)이 우리를 안위하리라!”(이 아들이 우리를 위로하리라!, He will comfort us!) 곧 노아는 하나님으로부터 심판받은 아담의 후예들에게 구원의 소식으로 위로할 사람인 것을 뜻합니다. 이로써 노아는 미래에 닥칠 하나님의 ‘대홍수 심판’으로부터 인류를 생존하게 하고, 셋의 계보를 유지하여서, 훗날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잇는 다리가 되는 존재가 노아였던 것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본문에 나오는 ‘안위하라’ 곧 ‘위로하라’는 선포가 이스라엘 역사 속에 봇물 터지듯 선포된 적이 있습니다. 언제였습니까? 지난 대림절 주일마다 읽었던 말씀 중, 이사야 40장 1절, 곧 남-유다 백성들이 하나님의 심판으로 ‘바빌론 포로’로 잡혀갔을 때, 이사야는 득달같이 ‘낰하무, 낰하무!’(위로하라! 위로하라!, Wmx]n: Wmx]n:) 선포하면서, 하나님이 심판을 거두시고, 새로운 구원을 허락하셔서, 바빌론으로부터 해방되는 날이 올 것을 선포한 것입니다.
●죽음의 길 vs 생명의 길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창세기 5장에 나오는 아담의 계보, 정확히 말하면 셋의 계보가 보여주는 세 가지 특징을 살펴보았습니다. 첫째, 그는 ‘하나님을 간절히 예배하며 부르짖는 사람’이었습니다. 둘째, 그는 ‘하나님과 동행한 사람’이었습니다. 셋째, 그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셋의 계보는 가인의 길과는 달리 죽음의 길이 아니요, 생명의 길이었습니다. 가인의 길은 하나님의 형상을 망각하고 상실하는 길을 따라 늪으로 갔지만, 셋의 길은 하나님의 형상을 기억하고 회복하는 길을 따라 숲으로 향했습니다. 결국, 그 길은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이어지는 길이었습니다.
셋의 후예가 보여준 모습은 특별한 어떤 게 아니라 평범한 우리의 신앙을 의미합니다. 곧,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 이를 위해 신실한 예배자로 사는 것 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같은 세상을 살지만, 어떤 이들은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한 것처럼 가인의 길, 죽음의 길로 편안히 다닙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불편함과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하나님의 형상을 붙좇아 애쓰며 삽니다. 잠언서 4장 19절이 “악인의 길은 어둠 같아서 그가 걸려 넘어져도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고 말하듯이, 어떤 이들은 죽음의 길인 줄도 모르고, 늪인 줄도 모르고, 마치 불나방처럼 사망의 길로 뛰어듭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사방이 죽음으로 깔린 환경에서도 반드시 생명의 길을 찾고자, 때로는 조심조심 천천히, 때로는 성큼성큼 담대히, 그 생명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앞에 놓인 ‘가인의 후예와 셋의 후예’, ‘죽음의 길과 생명의 길’ 중에 우리의 선택은 무엇입니까? 누가 ‘죽음의 길’을 다닐 것이며, 어떤 이가 ‘생명의 길’을 다닐 것입니까? 오늘 본문이 말하는 것처럼, 그 생명의 길이 ‘여호와를 부르짖는 일’, 곧 ‘예배’에서 된 것을 잊지 않고, 신실하신 하나님과 동행하며, 이웃을 위로하는 셋의 후예로, 그 생명의 길을 걷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