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불러야 할 나라산의 노래”

<요한복음 15장9-12절>

1. “어머님 은혜”

“어머님 은혜”는 의정부중앙감리교회를 섬기셨던 자랑스런 감리교회 목사님이시자, 동부연회의 제1대 감독이기도 하셨던 윤춘병목사님께서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아 노래한 시에 곡조를 붙인 것입니다. 학창 시절 윤춘병목사님께서 채플 시간에 오셔서 이 노래를 불러주셨던 기억이 나는데요, 원래는 이 곡은 3절까지 있는 찬송가였습니다. 그러다가 이 노래가 학교의 교과서에 실리게 되면서 기독교적인 가사인 3절을 빠지고 1절과 2절만 실린 뒤로, 대중들에게 오히려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3절이 이렇습니다. “산이라도 바다라도 따를 수 없는 어머님의 그 사랑 거룩한 사랑, 날마다 주님 앞에 감사드리자 사랑의 어머님을 주신 은혜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말씀을 나누기 전에 축복하고 싶습니다. 오늘 어버이주일을 맞아, 부모님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은 물론이고, 그 부모님을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충만한 노래를 부르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2. 나라야마 부시꼬(나라산의 노래)

일본의 작가 후지카와 시치로가 1952년에 발표한 [나라야마 부시꼬]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옮기면 ‘나라산의 노래‘라는 뜻인데요, 이 작품은 30년 뒤인 1983년에 영화로 제작되어서 ’깐느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받을 만큼 유명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일본 동북부에 있는 아주 작은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합니다. 국가의 법치가 미치지 않을 정도로, 워낙에 외딴 산골 마을인데다가, 먹을 것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난하고 빈궁한 생활을 하고 있던 이 마을에는요,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 몇 가지 엄격한 자치규율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중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①첫째는, 식량을 도둑질 하면, 그 식량을 먹은 모든 사람들을 무조건 죽인다는 것입니다. 언뜻 생각하면 너무 심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요, 겨울이 되면 모두가 먹을 것이 없어서 나무 껍데기라도 벗겨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남의 식량을 도둑질하는 행위는 곧, 다른 사람을 ‘죽이는 행위’로 간주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누가 먹었든지, 알고 먹었든지 모르고 먹었든지, 상관없이 모두 잡아다가 생매장을 해서 죽인다는 무시무시한 규칙이었습니다.

②그런데 이보다 더 섬뜩한 규율은 그 다음 규율인데요, 부모가 70세 되면 나라산이라고 하는 높은 산에 그 부모를 버리고 와야 한다는 규율이었습니다.

여러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으시지요? 이 규율을 들으면 아마 여러분들 중에서는 ‘고려장’이라는 것을 떠올리실 겁니다. 고려장과 관련한 이야기를 여러분들도 알고 계실 텐데요. 그런데 여러분, 우리나라에는 ‘고려장’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한번 확인해 보십시오. ‘고려장’이라는 말이 처음 알려진 것은 일제 강점기 때에 일본이 조선총독부를 통해서 발행한 어떤 ‘동화집’이 유일한 근거입니다. 그러니까 일본이 만든 책이 유일한 근거가 된다는 말이고요, 우리나라 역사에는 그런 게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일본의 가난한 산촌 마을에는 그런 일들이 왕왕 있었기에 그걸 배경으로 이런 소설이 나오게 된 것이겠지요.

소설의 내용을 다 말씀드릴 수는 없겠고요, 이 소설은 69세의 ‘오린’이라는 할머니가 주인공입니다. 이 할머니는 이제 일 년 뒷면 나이가 70이 되기 때문에, 자기도 나라산에 버려지게 될 것을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 할머니가 무엇을 걱정했을까요? 자식이 자기를 내다버릴까 걱정했을까요? 아닙니다. 아들이 혹시라도 자기를 불쌍하게 생각해서 자기를 버리지 않을까봐 걱정을 합니다.(세상에 이런 어머니가 다 있습니다.) 나이가 70 넘은 부모를 버리지 않으면, 그 자식이 대신 해를 입어야 했기때문에, 어머니 오린은 그게 걱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할머니는 멀쩡하던 앞니를 네 개나 절구통에 찧어서 앞니를 다 날려버립니다. 그리고는 앞니가 다 부러진 채로, 피를 철철 흘리는 모습을, 마을 사람들에게 일부러 보여주면서, 마치 실성한 사람인양 행세를 합니다. 사람들에게 ‘나 실성했소’ 이렇게 광고함으로서, 아들이 자기를 나라산에 버릴 때 죄책감을 갖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앞니를 다 부러뜨리면 밥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으니, 식구들이 먹을 식량을 덜 축낼 수 있겠다 생각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어머니들이 그렇지요? 무모하리만치 자식을 사랑합니다.

드디어 주인공 오린이 나라산에 버려지는 날이 됐습니다. 아들은 지게에 어머니를 싣고 나라산을 오릅니다. 대대로 지켜오던 마을의 엄격한 규율이었기 때문에,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산에 오르면서 아들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해도, 어머니 오린은, 역시 규율이 명하는 대로,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면서, 사람의 해골이 수북하게 쌓인 꼭대기까지 올라왔습니다. 어머니 오린은 남몰래 싸온 주먹밥을 꺼내고는 아들 손에 쥐어주면서 그저 내려가라고 손짓을 합니다. 그리고 그 아들이 내려오는 길에,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눈이 내립니다. 그리고 눈발이 거칠어지고 세차게 퍼붓더니, “눈이 점점 더 쌓인다. 마을은 그 눈에 파묻혀 간다.” 이런 마지막 말로 소설은 끝이 납니다.

3. 첫 번째 물음 “자식은 왜 늘 서툰가?”

여러분들에게 내용을 다 소개해드리지 못해서 아쉽지만, 사실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소설이었습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중에 저는 오늘 두 가지 생각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는, “자식은 왜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이 늘 그렇게 서툴기만 한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늘 그립고, 사랑하고, 정성을 다해서 보살펴드리고 싶은 부모님인데, 정작 자식된 도리를 다하려고 할 때는 그게 생각처럼 쉽게 잘 안 될 때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말을 불쑥 꺼내서,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하고요, 때로는 마치 내가 윗사람이라도 된 것 마냥, 부모님을 이렇게 저렇게 함부로 훈계하려 들 때도 참 많이 있습니다.

복효근이라는 시인은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뵙고 나오는 심경을 이렇게 글로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하면서 괜찮다 밥맛도 좋고... 어서 가그라 바쁠 텐디... 기다렸다는 듯이 돌아 나오는 발걸음이 이리 가벼워도 되는가.” 하며 스스로에게 돌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뵙고 싶고, 안아드리고 싶고, 위로해 드리고 싶고, 손잡아 드리려고 찾아뵈었더니, 그 시간이 뭐가 그리 긴 시간이었다고, 어서 가라는 어머니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돌아 나오는 발걸음이 이리 가벼워도 되는가” 하면서 가슴을 내리쳤던 것입니다.

사실, 이 소설 [나라산의 노래]에서도요, 어머니를 산에 버리고 돌아오는 아들은, 그 슬픈 심경도 잠시였습니다. 집에 내려와서는 어머니가 산에 오르기 전에 남겨 준 솜옷을 입고서, 산 정상에서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건네 준 그 주먹밥을 뜨끈한 국물에 말아 맛있게 먹기도 합니다. 산 아래에서나, 산 정상에서나 아들은 영락없는 철부지였던 것입니다.

자식들이 다 그러하겠지요. 그래서 자식들이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면, 늘 ‘후회의 감정’에 복받쳐 ‘회한의 눈물’만 밀려오곤 하는가 봅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부모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분들도 계시지요? 그래서 종종 한 번만이라도 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실 때도 많으실 것입니다. 정채봉이라는 시인은 다음과 같은 시로 그런 회한의 감정을 노래한 적이 있습니다.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만,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 보고 싶다.”

이처럼, 자식들은 누구라도, 나이를 얼마나 먹었는지와는 상관없이, 부모님을 사랑하는 데는 너무나도 서툽니다. 그러다보니 후회스럽고, 죄송스럽기가 그지없습니다. 저도 제 아버지와 어머니를 뵈러 갈 때마다, “이번에 뵈면 좀 더 잘해드려야지” 마음을 먹고 가면서도, 정작 얼굴을 뵈어서는 무뚝뚝하기 그지없고요, 맘에 없는 소리만 내던지고 돌아오곤 합니다. 그래서 중국의 장자는 “부모를 멀리서 공경하는 것은 쉽지만, 가까이서 사랑하는 것은 어렵다” 이렇게 말했던가 봅니다. 또한 독일 속담에는 “한 아버지는 열 아들을 능히 키울 수 있지만, 열 아들은 한 아버지를 봉양하기 어렵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가 봅니다.

“자식은 왜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이 늘 그렇게 서툴기만 한가?” 이것이 제가 [나라산의 노래]를 읽고 나서 품게 된 첫 번째 물음이었습니다.

4. 두 번째 물음 : 부모는 왜 늘 숭고한가?

그리고 두 번째로는 이런 물음이었습니다. “왜 부모는 언제나 그렇게 자식 사랑을 무모하리만치 앞세우는 것일까?” 였습니다. 혹시 여러분 그 이유를 아시는가요? [어머니의 신화]라는 책을 보면요, 아주 오래 전인 구석기 시대로부터 왜 어머니라는 존재는 그토록 자식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는지를 추적하고 있는데요, 이 책이 말하는 결론은 허무하게도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 대답은 지금으로서는 모른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 학자들이 “이런 이유로 모성애가 탄생했다”, “저런 이유로 자식에 대한 책임감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면서 고고학적, 사회학적, 그리고 생물학적 연구 결과를 말하지만, 그 어느 것 하나도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을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함민복 시인이 이렇게 말했던 게 생각이 났습니다. “손가락이 열 개인 것은 어머니 배 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 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비록 이 또한 어머니의 사랑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지는 못하더라도, 인간은 모두 예외 없이 어머니, 아니 엄마의 배 속에 있다가 이 세상으로 나온 존재라는 점에서, 어머니의 사랑은 왜 그토록 숭고할 수밖에 없는지, 짐짓 그려지기도 합니다.

여러분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오린은 이제 곧 나라산에 버려질 시간이 다가오면서 무엇을 걱정했다고 했지요? “자식이 자기를 버리지 않을까봐”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는 이제 곧 죽을 몸인데 자식새끼들이 먹을 식량을 축낼까봐서 멀쩡한 앞니를 절구통에 찧었다고 했지요. 저는 이 소설을 영화로도 봤는데요, 어머니 오린이 앞니를 절구통에 내려 찧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윽’ 소리를 내며 소름이 돋기도 했습니다. “어쩌자고 어머니는 그토록 자식을 사랑만 하실까?” 이 물음은, 해답을 알고자 물으면 물을수록 더욱 더 미궁에 빠져버릴 물음이 아닐까 합니다.

5. 부모를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엡6:1)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우리는 어버이 주일을 맞이해서 우리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여 예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어떤 분들은 부모님에 대한 기억조차 없이 사셨던 분도 계실 것이고요, 어떤 분은 부모님과 관련해서 여러 이유로 아프고 슬픈 기억이 있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중에는 지금 부모님을 모시고 사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어떤 분들은 이미 부모님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모르긴 몰라도 여러분들 개개의 가정사에 따라서 이 날을 기념하는 분위기라든가 정서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요 ‘자식이란 존재는 결코 부모라는 존재를 앞설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에베소서 6장1절은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고 말씀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순종하라”는 말은요, 자식들은 그 어느 때든지 ‘부모에게 속한 사람들’인 것을 기억하라는 말입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에게 속하고 싶고, 기대고 싶어 하더니, 자라면서는 부모에게 반항하지요. 그리고 다 커서는 부모 위에 올라앉으려 하는데, 그러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잘 났고, 부모가 아무리 부족하더라도, 자식이란 존재는 부모를 결코 넘어설 수 없다는 말입니다.

때로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편치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쩔 때는 부모님께 섭섭하고 서운한 마음이 들 때도 왕왕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우리를 낳아 주신 분, 곧 부모님으로 인한 것이며, 이것은 창조주이신 아버지 하나님의 섭리로 인한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를 맺고 사는 것은 그 어떤 우연이라든가, 혹은 인위적으로 된 일이 아니라, 하늘이 맺어 준 선물이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요한복음의 말씀도 증언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15장12절에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곧,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근거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곧 예수님의 사랑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9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듯이, 예수님께서 우리들을 사랑해 주시는 것은 그의 아버지께서 자신을 사랑해 주시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곧 사랑은, 농부이신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포도나무이신 예수님에게로, 그리고 가지들인 우리들에게로 낮게 흐른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위로부터 아래로 흐른다는 말씀이겠지요.

6. 우리가 불러야 할 나라산의 노래는 무엇인가?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이제 말씀을 마치고자 합니다. 현대 사회는 매우 빠른 속도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요즘 같아서는 10년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1년만 지나도 전혀 다른 세상이 돼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사람들의 가치관은 시시각각 달라져 가고 있고요, 그러다보니 나이에 따른 계층 간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UN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요, 수년 내에 초-고령화 사회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어르신들의 경제적 빈곤과, 질병, 그리고 고독과 소외와 같은 여러 문제들이 벌써부터 사회적인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오늘 어버이날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간단치만은 않습니다.

여러분, 오늘 제가 소설 [나라산의 노래]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제목이 ‘나라산의 노래’인 것은, 아마도 소설 말미에 온 산과 마을을 뒤덮었던 그 하얀 눈을 가리킬 것입니다. 생존을 위해 자식은 부모를 버려야만 했고요, 부모는 그런 자식을 위해 끝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던, 소설 속의 이 슬픈 인간사회의 현실 속으로 하얀 눈이 내렸던 것입니다. 누가 누구를 탓할 수조차 없는, 상처로 일그러진 등장인물들과 그 배경은, 마치도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는 베드로전서의 말씀이 선포되는 것 마냥, 저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하얀 눈들이 불어에는, 슬픈 애가로, 이내 잠잠해졌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우리가 불러야 할 나라산의 노래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어버이주일을 맞이하여, 오늘 하루 우리는 어르신들에게 최선을 다해 예를 갖추고 축복을 해 드릴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부모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은 오늘 하루의 이벤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앞으로 감당해야 할 갖가지 문제들은 여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육신의 연약함과 정서적 고립감으로 인해 외로운 싸움을 계속해서 해나가야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때에 우리가 부를 나라산의 노래는 분명합니다. 그것은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 노래’ 여야 합니다. 허물 많은 우리들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셨고요, 안아 주시며 용서해 주신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그것만이 우리가 부를 노래여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도, 우리가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흘러내려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또한 요한 1서4장20절은 우리의 영혼을 일깨우며 말하기를,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다”고 못박아 말하고 있듯이, 만약 우리가 눈에 보이는 부모님을 온전히 사랑하고 섬기지 못하면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오늘 어버이주일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충만할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우리 하늘 아버지께서는, 우리들을, 그리고 우리들의 부모님들을 안아주시고,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봐주는 분이십니다.

또한 우리들을, 그리고 우리들의 부모님들을 도우시고, 힘주시며, 고쳐주시며, 보이지 않는 영혼의 상처까지도 어루만져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 아바, 아버지의 사랑으로 이 시간 충만하여서, 우리로 이 세상에 존재하도록 해주신 우리 부모님들은 물론이고, 여러분들에게 허락하신 가정이, 오직 은혜로 사는 복된 가정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