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을 찾아 온 뜻밖의 손님들”

<마가복음 1장21-28절>

Ⅰ. 설교에 들어가며

여러분, 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새해가 되었어도, 여전히 바이러스 상황이 좋지 못해서 우리가 움츠려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여러분, 다른 건 몰라도,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과 그분의 환대를 나누는 것만큼은 게을리 하지 않기를 축복합니다. 더군다나 뉴스를 접할 때마다, 기독교를 표방한 여러 단체들의 무책임하고 일탈적인 행태로 인해서 교회가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때라서 더더욱 마음이 괴롭고 씁쓸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무슨 말로 변명을 할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일면, 억울하게 전체 교회가 욕을 먹고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만, 이럴 때 교회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억울함을 토로하고 변명하는 게 아니라, 혹여 우리의 섣부른 행동으로 인해, 하나님의 이름이 욕먹게 되지는 않을지, 하는 ‘선교적인 마인드’로 우리의 몸을 좀 더 낮춰야 할 때라 믿습니다.

여러분, 제가 요새 서강교회를 공부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강교회를 공부하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이전에 우리 교회를 섬기셨던 분들을 찾아뵙고 말씀을 듣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텐데요, 아시다시피, 지금은 그조차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참 조심하게 됩니다.

지난주에도, 몇몇 분들을 만나뵈었는데요, 그 때마다, 큰 격려를 받았고요, 오히려 제가 더 큰 위로를 얻게 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녁 시간이 되면, 그날 만나 뵈었던 분들과, 또 ‘조구녀권사님’처럼, 여러 이유로 기도가 필요한 성도님들의 이름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기도를 하는데요, 때로는 감격스런 마음이 밀려와서 저절로 눈물이 흐르곤 합니다.

그럴 때면,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란 시가 문득 떠오르곤 했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참 아름다운 시지요? 해석해보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함께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든지, 그것은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겁니다. 우리 각자의 삶도 그러했듯이, 그가 누구라 할지라도, 때로는 부서지기도 했고, 쓰러지기도 했던 나날이 분명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람을 만나게 되면, ‘지금 눈앞에 앉아 있는 모습만 보지는 말자’는 얘기를 시인이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과거에 아프고 시린 상처를 움켜쥐고 살아왔던 한 사람의 마음을, 마치, 살랑이는 바람이 우리의 어깨와 이마를 어루만져주고 지나가듯이, 그렇게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살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 ‘환대’hospitality로 가득 찬 삶이 될 수 있다는 푸근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Ⅱ. 설 교

1. 이야기 요약

저는 오늘 말씀을 두고 설교를 준비할 때도, 내내 이 시를 마음 한켠에 새겨 놓았습니다. 오늘 말씀을 요약해 보면 이런 얘기가 될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 ‘안식일’에 가버나움에 있는 ‘회당’에 들어가셔서 그 회중들을 가르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말씀에 보니 회당 안에 있던 사람들이 예수님의 “가르침에 놀랐다”고 하면서, 그 이유는 여타의 “서기관들과는 달리 권위 있는 자”처럼 보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회당 안에 “더러운 귀신에 들렸다” 하는 사람이 나타나서 한바탕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그 귀신 들린 사람은 예수님께 “나사렛 예수여”라고 호칭하면서 예수님을 아는 척 하며 다가오더니, 급기야 “당신은 하나님의 거룩한 자니이다”고 제법, 귀신 주제에 예수님을 잘 아는 척까지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이러니하게도, 그 회당 안에서 예수님을 알아본 이는 그 귀신 밖에 없기도 했습니다.

이에 예수께서는 더 이상 그 귀신이 입을 열지 못하도록 호되게 꾸짖으시며,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고 하시는, 소위 말해 ‘귀신 축출 행위’를 보여주십니다. 그리고 이 모습을 지켜 본 사람들의 반응이 27절 말씀이지요. “다 놀라 서로 물어 이르되 이는 어쩜이냐 권위 있는 새 교훈이로다 더러운 귀신들에게 명한즉 순종하는도다”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의 말씀은 온 갈릴리 사방에 예수님의 소문이 퍼졌다는 이야기로 마감이 됩니다.

자, 그럼 여러분, 제가 오늘 설교 제목을 “회당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들”이라고 붙였는데요, 오늘 말씀에 회당을 찾아 온 뜻밖의 손님들은 누구였습니까? 한 손님은 이미 눈치 채셨다시피, 분명 예수님이었겠지요, 그리고 다른 손님은, 사실 귀신이었습니다.

회당 입장에서 보면 오늘 말씀에 나오는 예수님이나 귀신이나, 둘 다 뜻밖의 손님들이었습니다. 귀신은 뭐,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요, 예수님은 회당을 출입하는데 전혀 문제가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환영을 받을만한 분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2. 회당의 역사와 의미

여러분, 회당은 어떤 곳인가요? 회당의 역사는 유대백성들이 바벨론에게 멸망당한 BC 5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유대백성들에게 있어서 삶과 종교의 중심이었던 ‘예루살렘 성전’이 바벨론 병사들의 군화 발에 짓밟혀 완전히 무너지고 불타버리고 말았고요, 그에 따라 많은 백성들이 머나먼 땅, 이제 가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바벨론 땅으로 눈물을 흘리며 행렬에 이끌려 가버린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포로로 잡혀가서 바벨론 땅에 정착했을 때, 유대백성들이 궁여지책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만든 곳이 바로 ‘회당’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회당의 역사는 예수님이 태어나시기 전으로 600년의 역사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후에, 우리가 잘 알다시피 유대백성들은요, 페르시아의 키루스, 성경에는 고레스왕이라 하는 사람의 칙령에 따라 해방되어 다시 유대 땅으로 귀국한 뒤에, 스룹바벨이나, 느헤미야, 에스라를 위시로 해서, 성전재건의 꿈을 이루어나갈 때에도, ‘회당제도’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후로는 마을 곳곳에 회당을 더 많이 세웠을 뿐만 아니라, 2021년인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 흩어진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모이는 곳마다 회당을 세워서, 정기적인 모임을 가질 정도로 회당은 가히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정신적인 뿌리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여러분, 오늘 우리가 예배당에 모여 찬송하고, 기도하고 성경 말씀을 읽고 또한 설교를 듣고, 축도를 하는 이런 순서의 원조가 바로 안식일에 드려진 회당예배였던 것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안식 날, 회당에 모인 사람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을 것이고요, 모세의 율법이 낭독될 때마다 가슴 절절히 그 말씀을 받고자 애를 썼을 것입니다. 그랬겠지요?

사실 여러분, 지금 우리들과, 1세기에 살았던 유대인들은, ‘신앙생활의 강도’에 있어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요즘 코로나 정국을 맞이해서, 여러 교회들이 ‘성경 통독’을 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는데요, 그래서 우리들끼리는 “성경 통독을 몇 번 했다더라” “성경 필사를 했다더라” 하며 서로 격려하고요, 또 그로 인해 믿음 생활을 잘 지켜가고 있는 것을 재확인하기도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성경통독과 성경필사는 신앙생활에 있어서 아주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런 얘기를 예수님 시대의 바리새인들이나 서기관들이 들으면요, 코웃음을 칠 것입니다. 바리새인들만 하더라도 하나님의 율법을 거의 완벽하게 문자 그대로 지켜냈던 사람들었고요, 서기관들은 또 어떻습니까? 613개나 되는 모세의 율법을 완벽하게 외울 정도였으니까요. 통독이나 필사하고는 비교가 되질 않을 것입니다. 그처럼, 열심있는 사람들이, 매주 안식일이 되면, 발걸음을 옮겨 모여 들었던 곳이 바로 회당이었다는 말입니다.

3. 이해되지 않는 점-1 “권위 없는 자의 대명사 서기관”

여러분, 이런 눈으로 오늘 말씀을 보면,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더러 발견이 됩니다. 첫째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서 사람들이 했던 말이 좀 이상합니다. 22절은 본문은 말합니다. “그가 가르치시는 것이 권위 있는 자와 같고 서기관들과 같지 않았기 때문”이랍니다.

여러분, 이 말이 이해가 되시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서기관들이야 말로 가르침과 율법에 있어서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유대교 내에서 이들에 견줄만한 권위자는 없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주 놀랍고 훌륭했더라면, 이런 식으로 말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의 가르침이 서기관들보다 뛰어난 것을 듣고는 놀랐더라” 그런데 그들의 실제 반응은, “예수님이 서기관들과는 달리 권위 있게 가르치셨기 때문에” 놀라워했다고 하니, 이 서기관들은 마치 “권위 없는 사람의 대명사”인 것처럼 소개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몇 주 전에 이와 비슷한 인물을 함께 나눈 적이 있습니다. 사무엘상에 나오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율법에 정통했고, 하나님이 기름을 부어 세웠던 제사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제사장으로서의 ‘기능과 권위’를 찾아 볼 수 없었던 인물이었습니다. 누구였던가요? “엘리 제사장”이었습니다. 엘리 제사장이 하나님의 율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가 제사를 인도하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다만 하나님의 영이 더 이상 그와 함께 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말씀에 나오는 서기관들도, 율법을 몰라서가 아니었습니다. 율법으로 치자면 그들보다 많이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성경을 가르치는 기술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제 아무리 화려한 수사법으로 성경을 가르친다고 해도, “하나님의 영”에 충만해서 가르치셨던 예수님 앞에서는 무용지물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오늘 말씀에서 우리는 그 회당 안에 있던 사람들의 말을 통해서, 이제 ‘유대교의 시대는 용도 폐기’되었음을 간접적으로 듣게 된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의 등장과 함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할 시대가 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구원의 역사를 위하여 예수님을 구원의 뿔로 세우실 것을 예감하게 됩니다. 이전의 권위는 목을 뻣뻣이 세우고, 자신의 율법 지식을 뽐내는 사람에게 세워졌다면, 이제 새로운 권위는 ‘십자가에 죽기까지 순종하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개편될 것임을 듣게 된 것입니다.

4. 이해되지 않는 점-2 마귀를 몰라 본 회당 사람들

두 번째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은 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늘 말씀 23절 이하를 보면, 그 회당 안에 ‘더러운’ 귀신 들린 사람이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더럽다”는 말은요, 성경 원어로 “아카타르토스”라고 하는데요, 이 말은 “종교적으로 부정하고 불순하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뭐가 묻고, 안 씻고 해서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말이 아니라, 겉모습과는 상관없이 그 ‘내면’이 사악하고 더럽다는 얘깁니다. 이 더러운 귀신 들린 사람이 24절에서 “소리를 질러가며” 예수님에게 “나사렛 예수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우리를 멸하러 왔나이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 줄 아노니 하나님의 거룩한 자니이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여러분, 이 사람은 이미 귀신들려서 회당에 왔던 것이겠지요? 그렇지요? 회당에 왔다가 갑자기 귀신들린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회당 문을 열고 들어와서 말씀을 전하기까지 이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었다는 말입니까. 회당예배 순서에 따라 아무런 이상 없이 예배를 드렸을 것입니다. 일어서라 하면, 일어서고, 앉으라 하면 앉고요, 노래를 부를 때는 입을 벌려 찬양을 드리기도 했을 것입니다. 기도를 할 때는 기도를 했고요, 성경 말씀이 낭독될 때는 귀를 열었든지 닫았든지, 아무튼 들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오시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여러분, 출애굽기 20장8절에서 야웨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에게 엄히 가르치시기를, 너희는 “안식일을 기억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지키라” 하셨습니다. 한 마디로 안식일은 “거룩한 날”이라는 말입니다. 매일이 거룩한 날이지만, 안식일은 다른 날에 ‘구별해서’ 특별히 거룩하다는 얘깁니다. 그러면 여러분,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장면은, 하나님께서 “거룩한 날”이라 구별하신 그 날에, 그 거룩의 대척점에 서 있는 ‘더러운’ 귀신이 들어와 떡하니 앉아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이 거룩하다 하신 ‘시간과 공간’을 더럽게 만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안식일이 더러운 귀신에 의해 유린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제가 말씀을 준비하며 궁금했던 것은요, 거룩한 안식일과 회당이 더러운 귀신에 의해 이렇게 유린당하고 있는데, 왜 아무도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이렇게 말씀하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목사님, 예수님이 오기 전까지 마귀가 반응을 하지 않았으니까, 사람들이 마귀가 있는지 없는지 몰랐던 것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그러니까, 궁극적으로 제 질문은요, “왜 마귀는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는 가만히 있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할 것 같습니다. 마귀는 그 회당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기에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는 말입니다.

여러분, 이게 얼마나 무시무시한 이야기입니까? 마귀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도, 서기관이나 자기나, 별로 다를 바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냥 회당에서 서기관 당신은 당신이 할 바를 하라, 나는 여기가 좋으니, 회당 한 구석에 내 보금자리를 삼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본색을 드러낼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5. 불편한 귀신, 놀라기만 하는 회당 사람들

그런데 예수님이 오시자 이제 더러운 귀신이 불편해졌습니다.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25절과 26절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꾸짖어 이르시되 잠잠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하시니 더러운 귀신이 그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키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오는지라”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 본 사람들의 반응이 이어서 27절에 나옵니다. “다 놀라 서로 물어 이르되 이는 어쩜이냐 권위 있는 새 교훈이로다 더러운 귀신들에게 명한즉 순종하는도다 하더라”

여러분, 여러분들이 만약, 이 마가복음을 처음 읽는 독자라고 가정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갈릴리 해변에 있던 4명의 어부들이 예수님을 따라 나서게 된 놀랍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읽고 나서, 바로 이어지는 오늘 말씀을 읽었다면, 여러분 어떤 기대를 하면서 말씀을 읽으셨겠습니까. 27절까지 읽게 되면, 28절에서는 “그들 중 몇 명이 예수를 따랐더라.” 이렇게 안식일 가버나움 이야기가 마감될 것이 기대될만 하지 않았겠습니까?

앞서 네 명의 제자들은 예수님이 보여준 것이 아무 것도 없었는데도, 다 버리고 예수를 따라나섰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는 예수님이 자기들이 듣기에도 어디서 들어 본 적이 없는 권위 있고 놀라운 가르침을 주었고요, 또한 귀신을 내쫓는 기적도 보여주고 있는데도 누구 하나 예수님을 따라 나서는 이가 없습니다. 그저 놀라기만 할 뿐인, 그들의 모습이야 말로 허탈할 정도로 놀랍기만 합니다. 그래서 “예수의 소문이 곧 온 갈릴리 사방에 퍼지더라”는 말씀이 왠지 모르게 공허하게 들리기만 합니다.

Ⅲ. 설교를 나가며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회당을 찾아 온 뜻밖의 손님들과, 그들을 대하는 회당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손님은 예수님이었으며, 다른 손님은 악한 귀신이었습니다. 악한 귀신은 안식일을 유린하고 더럽힌 존재였지만, 예수님은 안식일과 율법을 완성하신 분이셨습니다. 이제 오늘 본문은 우리 각자에게, 그리고 오늘날 교회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우리를 찾아 온 손님은 누구냐?”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여러분들이 예배하는 자리에 우리 주님이 함께 하십니까? 그러면 여러분, 이 자리에 마귀는 없는 거지요? 그렇지요? 그렇습니다. 제 눈으로 보아도 마귀가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의 마음은 어떻습니까? 사도 바울이 빌립보서 2장으로 권면하듯이, 온전히 그리스도 예수의 겸손한 마음으로 살고 계신가요? 여러분들은, 자신보다 남을 낫게 여기며 살고 계신가요? 여러분들은 각각 자기 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일도 돌아보며 도우며 살고 계신가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요한계시록은 우리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주님이 문 밖에 서 계시며, 우리 안에 들어오시고자 문을 두드리고 계신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문을 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하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계3:20> 하십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에 뜻밖의 손님으로 찾아와 문을 두드리시는 예수님을, 문전박대하거나 잠시 다녀가는 손님으로 여기지 마시기를 축복합니다. 무릎을 꿇고 간청을 해서라도, 그분이 여러분들의 ‘삶과 마음’의 주인이 되도록 모시기를 축복합니다.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 그리스도의 영으로 충만하여서, 마귀로 하여금 불편해서 견딜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마귀로 하여금 큰 소리를 지르며 우리 마음에서 떠나가게 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제 한 주간을 살면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 내 삶의 주인이 되옵소서.” 이 기도는 예수님을 그저 방문객이나 손님으로 여기지 않겠다는 기도입니다. 오직 그분의 마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삼겠다는 기도입니다. “예수님, 내 삶의 주인이 되옵소서.” 이 기도로, 우리에게 허락된 또 한주를 넉넉히 이겨나갈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