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행을 이끄시는 분의 은혜”

<요한복음 15:26-27, 16:4b-15>

1. 오늘을 맞이하는 의미

여러분 지난 주 우리는 성령강림절을 맞이하고, 존 웨슬리목사님의 회심을 기념하며, 또한 우리 서강교회의 119주년 기념 주일인 오늘을 기다리면서 특별새벽기도회로 모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오늘 이 예배 시간에는 존경하는 우리 최인구장로님께서 그동안 우리 교회와 주님을 성심으로 섬기신 것을 축하해드리는 시간도 있고요, 아울러 오후2시에는 부족한 종이 우리 서강교회에 담임목사로 취임하는 취임식도 함께 갖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날들이 한 날에 겹치기도 참 어려운데요, 그만큼 이 날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마음 한편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월요일로 한 주를 시작하면서, “하나님께서 이 날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시는가!” 하는 생각이 거꾸로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를 위해서 선임장로님이신 임명희장로님 지휘와 각 선교회 회장님들의 주도 하에 모두가 헌신을 다 해서 꼼꼼하게 섬겨주시는 모습을 보았는데요, 그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일어서서 섬기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더더욱 여러분 앞에 고개를 숙여 존경의 마음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이처럼 여러 이유로 많은 의미를 품고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성령강림”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 하나님이 하지 않으셨더라면, 존 웨슬리의 회심이 다 무엇이란 말인가요. 그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없었다면, 우리 교회가 119년을 이어온 것이 가당키나 했을까요. 또한 모르긴 몰라도 우리 최인구장로님께서도 성령 하나님이 함께 하셨기에 지금껏 믿음의 여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은혜로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것은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성령님이 진리로 가르치시며, 동행해 주실 것을 믿기에, 오늘 서강교회 29대 담임목사 취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다.

오늘은 성령의 날입니다. 우리가 성경에서 아주 다양한 성령님의 모습들을 찾아 볼 수 있듯이, ①갈멜산에서는 불로써 내려오셨고요, ②급하고 강한 바람처럼 내려오시기도 했습니다. ③또한 태초로부터 수면 위를, 마치 새 한 마리가 너른 날개를 펴고 강물 위를 넘실대듯, 운행하시기도 하셨습니다. ④성령은 우리의 언어를 흩어 놓으시기도 했고, 다시 하나로 모으기도 하셨으며, ⑤완악한 우리의 마음을 솜털처럼 부드럽게 만들어 주시는 분이셨습니다. ⑥또한 우리의 그릇된 행실을 고쳐주시고, 진리 안에 거할 수 있도록 사랑의 길로 인도해 주시는 분으로 우리에게 오십니다. 이러한 성령의 역사와 은혜가, 오늘 말씀을 통해 여러분 영혼에 절절이 내려앉는 이 시간이 되기를 말씀을 나누기에 앞서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을 드립니다.

2. 고별담화 요약

지난 주 설교를 혹시 기억하시는가요? 저는 지난주에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14장부터 17장까지 이르기까지, 제자들과의 이별을 코앞에 두고서 마지막 가르침을 주셨다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것이 이별을 앞둔 마지막 가르침이었기 때문에, 신학적으로 이것을 ‘고별담화’ 또는 ‘고별설교’라 부른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3년간 동고동락했던 제자들과의 이별을 목전에 두고 있었으니, 그 분위기는 마치 베토벤의 ‘장엄미사’Missa Solemnis 연주가 흐를 것처럼 무척이나 엄숙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 6절에서는 “제자들 마음에 근심이 가득했다”고 말하는데요, 성경원어를 보면, 그들이 “슬픔으로 가득 찼다”는 뜻입니다. 자기들의 스승이었던 예수님께서 떠난다 말씀하신 것을, 비록 백퍼센트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그들도 이미 예수님에게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을 대략이나마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떠나는 스승으로 인해 마음이 몹시 무거웠던 것이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제자들의 심정이 그랬다면, 예수님의 심정은 어떠셨을까요? 이제 떠나야 할 때가 목전에 이르렀는데, 제자들은 여전히 턱없이 모자르기만 하고요, 그런 그들에게 가르침을 줄 시간이 이것이 마지막이었으니 말입니다. 곧 마지막 수업이자 마지막 설교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는 분명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시려고 애타는 마음으로 목소리에 온 영혼을 다 담고자 하셨을 것입니다.

3. 고별담화의 세 가지 주제

그래서 여러분, 14장부터 17장에 이르는 고별담화를 보면요,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잘 아는 그 주옥같은 세 가지 가르침들을 꼭꼭 씹어 제자들의 입에 넣어주십니다.

첫째는 14장에서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지금껏 너희가 나를 따라 다녔던 것은 헛된 일이 아니라, 그것은 진리의 길 위에 들어선 것이며, 그것은 생명을 얻는 길이었음을 말씀해 주셨던 것입니다. 그러니 계속 그 길 위를 떠나지 말고 “계속 가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15장에서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는 비유의 말씀을 주심으로, 너희들은 이제껏 나와 함께 위대한 사명을 감당하며 살았듯이, 이후로도 더욱 더 내게 잘 붙어 있으면서, 좋은 열매를 맺는 가지들이 되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셋째로 16장25절 이하에서는 “내가 세상을 이겼다” 말씀하시면서, 이제 너희들이 맞닥뜨려야 하는 저 세상 속에 나가더라도, 내가 이미 이겼으니, 너무 염려하지 말고 세상과 당당히 맞서라는 가르침을 주시고 계신 것입니다. 그리고 저 유명한 말씀,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는 말씀이 이 고별담화의 마지막 가르침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께서 이미 세상을 이겨놓으셨다 말씀하시면서, 그러니 겁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누가 괴롭히면 내 이름 대라”는 것입니다.

한 번 따라해 보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싸움은 이기고 싸우는 것이다.” 여러분, 우리 주님이 승리하셨습니다. 그 승리가 오늘 성령의 은혜로 이 자리에 나오신 여러분 모두에게 임하기를 축원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고별담화인 요한복음 14장부터 17장은, 그야말로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사랑과 온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공생애 기간 동안 사람들을 만나실 때마다, 그토록 많이 우셨던 울보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들을 제자들에게 주실 때에, 눈가에 그렁그렁 이슬이 맺혀 있었을 것이 어렵잖게 상상이 됩니다. 그것은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극진하신 사랑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4. 고별담화의 사이와 사이

이와 같이, 앞서 말씀드린 저 놀라운 세 가지 위로와 소망의 말씀을 주시는 중에, 예수님께서는 그 말씀과 말씀들의, 사이-사이마다, 무슨 조바심이라도 난 것 마냥, 확인이라도 하듯이 연거푸 어떤 약속을 해 주십니다. 이 약속을 꼭 기억하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십니다. 다른 것 다 잊어도 이것만큼은 잊으면 안 된다시며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것처럼,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시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보혜사 성령의 약속은 14장과 15장, 그리고 16장 모두에 걸쳐서 나옵니다. 앞서 말씀드린 세 가지 가르침이, 찬송으로 치면, 각각 1절과 2절과 3절이라면, 이 보혜사 성령에의 약속은 ‘후렴구’처럼 불려진다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우리가 부른 찬송가 185장으로 치자면, 1절, 2절, 3절이 세 가지 가르침이며, “성령이 오셨네 성령이 오셨네” 하고 부르는 후렴구가 보혜사 성령에의 약속이라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5. 파라클레토스

“보혜사 성령”, 일단 여러분, “보혜사”는 무슨 뜻인가요? 어제 토요일 새벽기도 시간에 보혜사 성령에 대해서 잠시 말씀드렸는데요, (여러분, 어제 토요일 새벽기도회 설교를 유투브를 통해서 꼭 참고!) 보혜사라는 말은 성경 원어로 “para,klhtoj”(Para-Kletos)라고 합니다.(따라 한다) 어렵지 않으시지요? 조금 어려우시더라도 새겨서 잘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중에 저는 파라클레토스라는 말을 쓰겠습니다.)

여러분, 이것을 먼저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 그리스 문화 속에서 파라클레토스는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말이 아니라, ‘법정에서 사용되는 용어’였습니다. 말하자면 궁지에 몰린 피고에게 ‘법적 자문으로 돕는 사람’이 파라클레토스였던 것입니다. 마치 변호인과 같을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다면 이 성령께서 도우실 일들은 주로 어떤 것이겠습니까? 모르긴 몰라도 법적인 도움을 주시겠지요.

6. 예수의 십자가 처형: 죄, 의, 심판

여러분, 이런 점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한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유대인들은 죄 하나 없으신 예수님에게 ‘죄인’이라 누명을 씌워버렸습니다. 불의한 자기들의 죄를 덮기 위해서 오히려 예수님에게 ‘율법을 어긴 불의한 자’라는 누명도 씌웠습니다. 그리고 끝내 로마의 총독 빌라도의 법정 판결로 인해서 십자가형이라는 심판을 받으셨습니다.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죄 없으신 분이, ‘불의하다’는 누명을 쓰시고, 법정 최고형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만약 제자들이 이런 예수님을 따르면서 그분을 증거한다면,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들의 미래도 똑같을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그들의 사역은 오래가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제자들 또한 곧바로 ‘죄인’이라 낙인 찍힐 것이고요, 불의하다는 판결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내 법정 최고형에 처해질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을 예견하신 예수님께서는, 이제 비록 자신은 아버지께로 돌아가시기 전에, 말하자면 뭔가 대책을 마련해 주시고자 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파라클레토스이신 성령을 보내주시겠다 약속해 주시는 것입니다.

7. 파라클레토스를 보내신 의미

이런 점에서 오늘 말씀 7절과 8절을 한 번 봐주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하셨습니다. 왜 유익일까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예수님께서는 누누이 “보내신 분의 뜻을 행하고, 보내신 분에게 돌아갈 것”을 말씀하셨지요.(요한복음 3장부터 20장까지) 그러니 떠나시는 것이 일단 맞습니다.

그리고 둘째는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수님은 불의한 판결을 받으신 분 아니시겠습니까. 그 불의한 판결을 내린 자들이 예수님을 다시 보게 된다면, 어디 그냥 놔두려하겠습니까,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서라도 다시 예수님을 붙잡으려 할 것이겠지요. 그런데 어디 예수님만 잡으려하겠습니까, 만일 제자들이 예수님과 다시 같이 있는 모습을 보기라도 한다면 그 불의한 자들은 예수님의 씨를 말려버리려 달려들어 제자들까지 붙잡아 죽이려 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예수님께서는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고 말씀하실 만도 합니다. 너희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내가 떠나는 게 맞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로 보내리니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리라” 하셨습니다. 무엇에 대해서 책망하신다고요?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그렇습니다. 여러분, 세상이 예수님께 저지른 그 악한 행위가 이 ‘죄와 의와, 심판’에 관한 것으로 요약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다시 아버지께로 돌아가시면, 보혜사이신 성령, 곧 파라클레토스이신 성령을 보내주실 것인데, 그 영은, 세상이 예수님에게 행했던 그 악한 행위들, 곧 “죄 없으신 분에게”, “불의하다는 누명을 씌웠고”, “법정 최고형을 선고했던 것”에 대해서 책망할 것이라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파라클레토스이신 성령께서는 이를 위해서 오실 것이란 말입니다. 이로써, 저 세상을 책망하심으로, 그 모든 것들을 전복시키고 뒤집을 것이란 말씀인 것입니다. 성령이 오시면, 누가 죄인이고, 누가 불의를 행한 자들인지, 그리고 누가 심판을 받아야 할 자들인지, 그 법적 책임을 다시 묻겠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판결이 뒤집어 질 것이니, 너희 제자들은 담대하게 나를 증언하라 하십니다. 이로써, 이제 제자들이 직면해야 할 선교적 사명 속에서, 그들을 도와주실 것이고, 그들 옆에 바짝 붙어 서 계시며 동행하심으로 오히려 담대한 마음으로 선교적 모험을 감행하게 할 것이란 말씀입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성령을 이 세상에 보내주시는 이유라는 것입니다.

8. 감행을 이끄시는 분의 은혜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이 성령강림절 예배는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신 것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성령 강림을 축하하며 이 아름다운 예배당에서 예배할 수 있는 특권을 주신 것으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 예배당은 마가의 다락방처럼, 우리가 기도하고 예배할 때, 우리에게 성령을 부어주시는 신비의 장소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성령의 역사는, 오히려 우리가 저 문을 열고 밖으로 향할 때 시작됩니다. 우리로 하여 저 세상으로 모험을 감행하라 하십니다. 성령을 받은 사람들은 마가의 다락방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예루살렘과,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곧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예루살렘 고을 마다 다니며 복음을 전해야 하며,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소외받는,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땅 사마리아에도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땅 끝이라 할지라도 주님의 귀한 복음을 전할 모험을 감행하라는 말씀입니다.

19세기의 미국의 저명한 신학자이자 장로교회 목사였던 윌리엄 쉐드William Sheed는 저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A ship is safe in harbor, but that's not what ships are for(“항구에 머무는 배는 안전하다. 그러나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 목사님은 점차 고착되어 가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미국의 교회들을 향한 일침을 내린 것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교회들에게, 제발 닿을 감아올리고 저 군청색 짙은 바다로 선교적 모험을 감행하라는 고언입니다.

우리는 “모험”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 “모험을 감행한다”고 말합니다. 비슷한 말이지만, “모험을 강행한다”는 말을 쓰지는 않습니다. “감행”이나 “강행”, 이 두 단어는 둘 다 “확실히 알 수 없는 것”에 도전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이 두 단어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강행”은 아무런 근거 없이 무모한 도전을 일삼는 행위입니다. 너무 무리한 일들을 억지로 진행할 때를 일컬어 “강행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 끝이 대부분 좋지가 않습니다. 신문 기사에 줄곧 나오는 사고들이 뭔가를 ‘강행’했을 때 왕왕 벌어집니다.

그러나 “감행”은 “강행”과 전혀 다른 것입니다. 금세기 최고의 기독교 상담가라 일컬어지는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는 그의 책 [모험으로 사는 인생]에서 “하나님은 모험을 감행하시는 분”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마치 그 보이지 않는 모험가이신 하나님을 신뢰하고 덩달아 나선 모험가들로 묘사합니다. 그리하여 “인생은 하나님이 지휘하시는 모험”이라는 저 유명한 개념을 남겼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자전거를 어떻게 배우게 되는지 아시지요. 뒤에서 아빠가 처음에는 반드시 붙잡아 줘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홀로 자전거를 타게 하려거든 아빠는 반드시 손을 놓아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넘어집니다. 넘어지는 것을 아빠는 다 보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유롭게 자전거를 탈 때까지 아빠는 떠나는 법이 없습니다. 백 번이든 천 번이든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줍니다. 그 아이가 혼자 자전거를 타는 것은 아이에게 모험입니다. 그러자 그 아이를 지켜보는 아빠에게는 더 큰 모험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오늘 119주년 창립기념 주일을 맞아, 우리 교회가 이후로 감행해야 할 모험이 무엇인지, 성령께서 우리에게 깨닫게 해 주시기를 기도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교회의 과거 역사는 말도 안 되는 모험이었습니다. 1092년에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마포 서강에 교회가 웬말입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그 모험을 감행하셨습니다. 현재 우리는 이 어려운 바이러스 상황을 맞이하여 또 다른 모험을 조심스럽게 감행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더 큰 모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껏 우리로 하여, 모험을 감행하도록 이끄셨던 성령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주저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하십니다.

그 은혜가 오늘 이 자리 이 예배 시간에, 우리에게 충만히 임하셨습니다.

그 은혜로만 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