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씨름하다 말씀이 되신 예수”

<누가복음 4장1-13절>

1. 괴테의 [파우스트]

우리가 잘 아는 구약성경 중에, 한 인간이 사탄에게 극악무도한 시험을 겪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욥기]입니다. 신실한 하나님의 백성이었던 욥이 하나님과 내기를 걸어온 사탄에 의해 시험을 당한다는 이 이야기는, 단순히 흥밋거리로 읽으면 쉽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구절씩 깊이 묵상하면서 읽게 되면 더없이 어려운 책이 또한 [욥기]이기도 합니다. [욥기]에는 기본적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악’의 문제와, 또한 그런 중에 하나님을 믿고자 하는 ‘신앙’의 문제,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라든가, 또는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같은 굵직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욥기]는 철학과 문학을 비롯해서 서양 사상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요, 그중에 대표적으로 독일의 문호인 괴테가 쓴 저 유명한 <[파우스트](열린책들)>가 있습니다. 소설 [파우스트]는 괴테가 20대에 집필을 시작해서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장장 60년 동안 저술한 대작이기 때문에, 이 책은 가히 작가 괴테의 최고의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욥기]는 사탄이 일방적으로 욥의 인생을 무너뜨립니다. 그렇게 처참하게 무너진 상태에서 욥은 하나님에 대한 물음을 던지면서 창조주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게 됩니다. 반면에 [파우스트]는 멤피스토펠레스라는 악마가 ‘파우스트’라는 한 인간을 찾아와서 직접 거래합니다. 그 거래의 내용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악마가 파우스트의 종이 되어서, 파우스트가 원하는 거라면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겠다는 것이고요, 하지만 파우스트가 죽게 되면, 악마가 그 영혼을 거둬가겠다는 거였습니다.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그 말의 원조가 바로 이 작품 괴테의 [파우스트]입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지금껏 살면서 이런 가정을 해본 적이 있을 것 같은데요. 삶에 위급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건강 문제일 수도 있고도, 경제적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랑하는 가족 중에 한 사람이 죽을병에 걸렸습니다. 그런데 악마가 나타나서 말하기를, “내가 그의 병을 당장 고쳐 줄테니, 나에게 당신의 영혼을 팔아라!” 이렇게 묻는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할까요? 물론 오늘 함께 예배하는 우리는 설사 악마가 그런 거래를 걸어와도 잠시 잠깐 흔들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런 거래에 우리 영혼을 팔 사람은 단 한 분도 없으리라 믿습니다.

다만, 살다 보면, 잠시 잠깐 양심을 팔면 편안해지는 일들, 있지 않습니까? 무지막지하게 영혼까지 악마에게 팔지는 않더라도, 잠깐씩, 아주 잠깐씩, 우리 영혼을 악마에게 내맡기는 경우,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점에서는 우리 중 누구도 자유롭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것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산다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고요, 또한 인간이란 존재는 그만큼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2. 시험당하신 연약한 ‘인간 예수’(1,2,3)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은 “마귀에게 시험받으신 예수님” 이야기입니다. 이 말씀은 앞서 소개해드린 구약성경 [욥기]나 [파우스트]와 비교했을 때, 전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마귀가 직접 등장해서 예수님을 시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비슷하기도 합니다. 본문에서 마귀는 아주 기막힌 세 가지 물음으로 예수님을 시험하고 있는데요, 종종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신성을 지닌 분이시기 때문에 마귀에게 시험당한 것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을 촘촘히 읽어보면, 성경은 그런 주장이 전혀 사실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째로 오늘 본문은 예수께서는 40일 동안 광야에서 금식하셨다 말합니다.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는 가장 흔한 숫자 중에 하나인데요, 노아시대에 40일 동안 비가 내려서 온 지면을 완벽하게 다 덮었습니다(창7:4). 이스라엘 백성들은 40년 광야 생활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특수훈련을 받았습니다. 또한 모세는 시내산에서 40일 동안 금식했고요(출34), 선지자 엘리야는 호렙산까지 40일 동안 행군한 적이 있습니다(왕상19:8). 이처럼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는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이 겪어야 할 ‘고난’과 ‘인내’ 그리고 ‘준비’를 뜻하는 숫자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간 머무셨다는 것은, 예수님의 ‘신성’과는 하등 상관없는, ‘인간으로 오신 예수’께서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기간을 통해서 예수께서는 공생애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마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누가복음은 1장~3장까지 여덟 번이나 ‘성령’에 대해서 강조하는데요, 이로써 예수님의 탄생부터 세례까지 모두 성령께서 함께 하신 것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이에 연결되는 오늘 본문 4장1절에서는 광야에서 40일간 머무신 것도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그리고 “성령에 이끌리시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았다고 두 번이나 성령을 강조합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만약 오늘 본문의 예수께서 성삼위일체의 거룩하시고 영광 가득한 성자 예수님으로 광야로 가신 것이라면, 굳이 성령에 이끌려 가실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면 광야생활은 시쳇말로 “누워서 떡 먹기” 입니다. 예수께서는 순식간에 광야를 푸른 초장으로 만들어버리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연약한 ‘인간 예수’로 광야에 가신 것이기 때문에, 그 광야의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유일한 힘은 오직 ‘성령의 능력’이었음을 강조하며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세 번째로 중요한 구절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 2절은 분명히 말하기를, “이 모든 날에 아무것도 잡수시지 아니하시니 날 수가 다하매 주리신지라”고 말합니다. 곧 예수께서 40일 동안 금식하심으로, 그 마지막 끝에 가서는 체력이 완전히 고갈됐다는 말입니다. 이 언급이 있은 후에 곧바로 3절에서 마귀가 등장하는 것은 무엇을 뜻하겠습니까? 마귀는 인간 예수의 약점을 호시탐탐 노리다가, 이제 40일의 끝에 가서 육신의 힘이 다 떨어진 예수께 다가가 시험했다는 말입니다. 이 또한 ‘인간 예수’의 약점을 노렸던 마귀의 전략이었음을 성경은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3. 첫 번째 시험

이제 육체는 말랐고, 영혼의 빛은 시들었으며, 혓바닥조차 갈라질 것 같은 극한의 상황에 놓인 예수께 마귀는 세 가지 시험으로 희롱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시험은 3절에 나와 있습니다. “마귀가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이 돌들에게 명하여 떡이 되게 하라.” 합니다. 여러분, 이 시험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그는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예수 너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왜 사서 이런 어리석은 고통을 자처하고 있느냐?”며 도발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마귀는 40일 광야로 지치고 허기진 인간 예수님의 원초적 욕망을 자극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만약 예수께서 너무나도 허기진 나머지, “돌들아 미안하다. 내가 명령한다. 떡이 되어라!” 하시고는 그 떡을 입에 넣어 우걱우걱 씹어 드셨다면, 이 얼마나 허망하고도 우스꽝스러운 모습이겠습니까? 우리가 믿고 사랑하는 예수님의 품격을 그런 모습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만약 예수께서 이 첫 번째 마귀의 시험에 넘어가셨다면, 우리는 지금 해리포터와 같은 ‘마법사 예수’를 믿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4. 두 번째 시험

두 번째 시험은 6절과 7절에 나와 있는데요, 마귀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려가서 천하만국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이 모든 권위와 그 영광을 내가 네게 주리라 이것은 내게 넘겨 준 것이므로 내가 원하는 자에게 주노라 그러므로 네가 만일 내게 절하면 다 네 것이 되리라.” 마귀는 마치 천하만국이 자기 것인 양 말합니다. 그는 온 세상의 권세와 영광을 하나님이 자기에게 넘겨주었다며 속입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소유한 세상의 모든 힘과 영광을 예수 너에게 줄테니, 자기 앞에 무릎 꿇고 절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두 번째 시험은 ‘세속적 욕구’를 부추기는 것입니다.

여러분, 만약 예수께서 마귀의 시험에 넘어가 넙죽 절을 했다면, 그리고 마귀가 그 약속을 지켰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렇다면, 예수께서는 갈릴리가 아니라 황제의 도시 로마로 가셨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가신 예수님이 아니라, 알렉산더 대왕처럼 하얀 백마를 타고 전 세계를 누비는 ‘정복자 예수’를 믿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5. 세 번째 시험

마지막 세 번째 시험은 9절에 나옵니다. 마귀는 말합니다. “또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여기서 뛰어내리라.” 마귀는 예수님을 예루살렘 성전 꼭대기에 올리더니,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거기서 뛰어내리라 합니다. 당시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면, 높이가 140m나 돼서 그 위에서 아래를 쳐다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고 합니다.<[요세푸스Ⅱ](생명의말씀사)>

그런데 이 세 번째 시험은 앞의 두 시험보다 더 사악합니다. 왜냐하면 악마는 이어지는 10절과 11절에서 예수님을 희롱하기 위해 심지어 성경을 인용했기 때문입니다. 마귀가 인용한 것은 시편 91편 11-12절이었습니다. 곧 그는 “성경이 말하기를, 하나님이 너를 위하여 그 천사들을 보내서 너를 지킨다 하지 않았느냐?” “그 천사들이 손으로 너를 붙들어 발이 상하지 않게 한다 하지 않았느냐? 한번 뛰어 보거라. 어디 성경이 맞는지, 하나님이 너를 지키시는지, 하나님이 너를 지켜줄 믿음이 네게 있는지, 한번 두고 보자.” 했던 것입니다. 이로써 마귀는 일석이조로 예수님도 시험하고, 하나님도 시험하며 능멸하려 했던 것입니다. 아니 일석삼조였습니다. 마귀는 더 나아가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삼류 잡지만도 못한 우스꽝스러운 책으로 전락시키려 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그런데 만약 예수께서 마귀의 시험에 넘어가 뛰어내리셨다면, 예수님은 살았을까요? 죽었을까요? 만약 예수님이 사셨다면, 그것은 예수님의 신성이 개입한 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뛰어내린 것도 문제지만 살아도 문제가 됩니다. 예수께서 성육신하신 것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또한 만약 예수님이 뛰어내리셨다면, 하나님은 천사를 보내셨을까요? 안 보내십니다. 보내신다면, 그것은 마귀의 말장난에 하나님이 놀아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상상하고 싶진 않지만, 만약 예수께서 이 세 번째 마귀의 시험에 넘어가셨다면, 우리는 이 사순절 기간에 성전에서 떨어져 죽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애도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6. 신명기로 응대하신 예수

그러면 여러분, 마귀가 세 번씩이나 희롱하며 시험할 때, 예수님은 어떻게, 그리고 무엇으로 이기셨습니까? ‘하나님 말씀’이었습니다. 모두 [신명기]에 나오는 짧고도 명료한 말씀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들은 광야 길에서 하나님을 거역하고 불평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장이었습니다. 예수께서는 바로 그 경고장을 들고서 오늘 본문에서 마귀의 입을 틀어막으신 것입니다. 마귀의 시험에 이보다 더 적절한 하나님의 말씀은 없었던 것입니다.

“돌들에게 명하여 떡이 되게 하라”는 마귀의 첫 번째 시험에 예수께서는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다”는 신명기 8장3절의 경고장을 내미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께서는 훗날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이시며, 하나님의 백성들을 먹이셨습니다. 또한 죄인들과 식탁에 앉아 허물없이 나눠 먹기도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하늘로부터 내려온 떡’으로 자신의 몸을 우리들에게 내어 주신 분이, 바로 이 첫 번째 시험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이신 것입니다.

“내게 절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권세와 영광을 주리라” 했던 마귀의 두 번째 시험에 예수께서는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겨라”는 신명기 6장13절의 경고장을 내미십니다. 그리하여 세상의 영광과는 전혀 상관없이 사셨던 예수께서는, 로마가 아니라 소외받던 민초들이 살던 갈릴리로 가셨습니다. 구원의 복된 소식을 세상의 권력자들이 아닌 민초들에게 먼저 들려주셨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러”(막10:45) 오신 분이, 바로 이 두 번째 시험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이신 것입니다.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는 마귀의 세 번째 시험에 예수께서는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는 신명기 6장16절의 말씀으로 쐐기를 박는 경고장을 내미십니다. 삼진아웃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은, 이런 시험과는 차원이 다른, 어리석고도 바보같은 길을 스스로 택하셨습니다.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 꼭대기보다도 더 높은 십자가에 손과 발에 못이 박혀 죽으신 분, 바로 이 세 번째 시험을 이기신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인 것입니다.

7. 말씀과 씨름하신 예수를 따라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하나님 말씀으로 마귀의 시험을 이기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자세히 보시면, 예수께서는 하나님 말씀을 인용하실 때, 자신의 생각을 전혀 덧붙이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신명기]의 말씀을 인용하신 것 외에는 사실상 한마디도 하지 않으신 겁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그것은 요한복음 8장26절에서 예수께서 “나를 보내신 이가 참되시매 내가 그에게 들은 그것을 세상에게 말하노라” 하신 것처럼, 40일 광야에 머무셨던 예수께서는 자신의 입을 닫고, 자신의 뜻을 내리고, 오직 자신을 이 땅에 보내신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이 그 안에 충만하기를 위해 금식하며 기도하신 것을 뜻합니다. 그것이 예수님이 걸으신 40일 광야의 여정이었습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전, 예수께서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하고 기도하셨던 것처럼,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 예수께서는 광야에서 오직 하나님 말씀을 붙들고 필사적으로 씨름하며 기도하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날 이후로 예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말씀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이날 이후로, 예수님의 말씀은 곧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40일 광야는 ‘하나님의 말씀이 곧 예수요, 예수가 곧 하나님의 말씀이 된 사건’이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앞서 저는 40이라는 숫자의 의미를 말씀드렸습니다. 그것은 ‘고난, 인내, 그리고 준비’를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40일의 사순절을 보내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사순절에는 시험이 많습니다. 은혜 떨어지기 딱 좋은 일들이 계속 일어날 것입니다. 별 것 아닌데도 커다란 시험으로 우리를 쥐고 흔들 것입니다. 이러한 사순절을 사는 동안 우리가 바라봐야 할 예수, 그분은 우리보다 앞서 더 혹독한 사십일을 광야에서 사셨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광야 40일의 여정을 하나님 말씀을 붙들고 씨름하셨고, 그리하여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인 줄로 믿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에게 허락된 이 사순절의 여정 속에서 하나님 말씀을 붙잡고 씨름하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말씀과 씨름하는 것은 성경을 많이 읽는다거나, 많이 아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마귀도 성경을 인용합니다. 말씀과 씨름하는 것은 단 한 구절일지라도, “그 말씀에 내 삶을 걸겠다!” 하는 것입니다. “그 말씀이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씀 따라 묵묵히 걸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예수께서 마귀의 시험을 이기신 것은 장황한 설명이 아니라, 그 짧은 한 구절의 말씀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미국의 기독교 작가인 레이첼 에반스Rachel H. Evans의 말을 소개하고 말씀을 마치고자 합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호기심으로 성경을 본다면,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과 씨름한다면, 하나님의 숨결을 들이마시게 될 것입니다.”<[다시, 성경으로](바람이불어오는곳)> 우리에게 허락된 사순절이 비록 고될지라도, 그 시간을 보낸 뒤에, 이처럼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숨결로 숨쉴 수 있는 은혜가 여러분들 모두에게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