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큰 그림을 신뢰하는 용기”

<창세기 45장3-11절, 15절>

1. 질투와 시기

여러분, ‘질투’와 ‘시기’는 어떻게 다를까요? 국어사전은 ‘질투’嫉妬를 설명하기를 “다른 사람이 잘되거나 자신보다 앞서서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을 미워하며 깎아 내림”이라고 정의하고요, ‘시기’猜忌는 “샘을 내고 미워함”이라고 간단히 정의합니다. 이렇게 사전적인 의미를 두고 보면 두 단어에 별반 차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실 영어 단어에서도 이 두 단어를 거의 구분하지 않고, 그냥 ‘jealousy’를 질투와 시기의 의미로 혼용해서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두 단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요, 얼마 전 김소연이라는 작가가 [마음사전]이란 책을 펴냈습니다. 책 제목이 [마음사.전.]이라 하는 것처럼, 작가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을 자기만의 어법에 따라 정리해 놓고 있는데요, 제 생각에 ‘질투’와 ‘시기’의 차이를 이보다 더 잘 정의한 국어사전은 없을 것만 같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질투는 자기가 못 가진 것을 향해서만 생기는 감정이지만, 시기는 자기가 갖고 있으면서도 생기는 탐욕이다. 질투는 사랑과 동경 때문에 생기지만, 시기는 반목과 질시 때문에 생긴다. 질투는 자기가 못 가진 것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시기는 남의 것을 뺏거나 얻으려던 것을 못 얻으면 자기 것마저 잃게 한다.”<김소연,[마음사전](마음산책)>

여러분 어떻습니까? 이렇게 구분하고 보니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지녔던 마음이 때로는 단순한 ‘질투심’이기도 했지만, 때로는 거기서 더 나아가서 ‘시기심’에 이를 때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 안에 질투심은 잘 선용되기만 하면, 오히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 생겨나는 시기심이 자칫 악용되면, 먼저는 우리 마음을 비롯해서 우리 영혼까지 타격을 입게 되고요, 그 시기심의 대상이 되는 사람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일이 벌어지곤 합니다.

2. 구약성경의 시기심

이렇게 두 단어를 구분하면서 ‘시기심’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우리는 창세기 37장에 나오는 야곱의 열두 아들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야곱의 자식들 사이에 일어났던 그 비극적인 이야기를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입니다. 어떤 일이었던가요?

야곱의 자식들이 동생 요셉을 죽이려고 했던 사건이었습니다. 형들은 “저기 꿈꾸는 자가 오는구나. 그를 죽여서 한 구덩이에 던지고 악한 짐승이 그를 잡아먹었다고 하자!”(창 37장18-20절)며, 모의를 꾸몄던 것입니다. 물론 제일 맏형이었던 르우벤이 적극적으로 만류해서 요셉을 죽이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요셉은 형들에 의해 애굽 땅에 노예로 팔려가버립니다. 창세기 37장 11절은 이런 사단이 일어난 원인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의 형들은 (요셉을) 시기했다.”고 말입니다. 누군가를 시기한다는 게 이렇게 무섭습니다. 형제지간이었음에도 동생을 죽이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사전모의까지 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인류 최초의 살인 사건은 형제지간에 일어났습니다. 창세기 4장4-5절을 보면, 하나님이 자신의 제물은 안 받으시고 동생 아벨의 제사만 흠향하시자, 형 가인이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이 표현이 무엇을 뜻할까요? ‘시기심’입니다. 동생 아벨로 인해서 형 가인의 마음에는 시기심으로 인한 증오가 들끓었던 것입니다.

창세기에는 쉬운 예가 하나 더 나옵니다. 아버지 이삭이 자신이 아닌 동생 야곱을 축복했을 때, 형 에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창27장41절) 이 감정도 동생 야곱을 향한 에서의 시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시기’라는 말은 성경 원어로 ‘카나’(an'q')라고 하는데요, 이 말은 ‘마음에 분노가 끓어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사람에 따라 정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사실 보통 사람들의 경우에는 마음의 분노가 고스란히 얼굴에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그런 마음의 현상을 일컬어 성경은 ‘시기심’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3. [미움받을 용기]와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창세기 45장의 내용은 형들이 이러한 시기심을 이기지 못해 동생 요셉을 애굽에 팔아버린 지 대략 22년이 지난 때였습니다. 형들로 인해 애굽에 팔려 갈 당시 요셉은 17세 소년이었는데요, 이제 오늘 본문에서는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은 39살의 장성한 성인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신분이 달라졌습니다. 22년 전에는 노예였던 요셉이 이제는 당대를 호령하던 애굽의 서열 2위, 곧 이집트의 곳간 열쇠를 거머쥔 총리가 된 것입니다. 이렇게 달라진 모습으로 자신을 노예로 팔았던 형들과 22년 만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재회하는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 오늘 본문의 내용입니다.

여러분, 요셉은 어떤 인물이었습니까? 마치 오르락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와도 같은 인생을 살았던 인물로 성경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물 중 하나입니다. 저는 요셉의 인생을 생각하다가, 몇 해 전에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두 권의 책 제목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는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라는 책이고요, 다른 하나는 <오구라 히로시,[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와이즈베리)>라는 책입니다. 둘 다 일본 작가들이 쓴 책이고요, 일본에서 먼저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입니다. 이 책들은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라는 저명한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의 글을 인용하면서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삶에의 위로와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책입니다. [미움받을 용기] 그리고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 여러분, 어떠신가요? 요셉의 인생이 이 책 제목들로 어느 정도 그려지는 것 같지 않습니까.

4. 요셉: 미움받을 용기

그렇습니다. 첫째로 요셉은 ‘미움받을 용기’가 있었던 사람입니다. 거기에는 아주 복잡한 가족사가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아버지였던 야곱에게 네 명의 아내가 있었던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야곱은 다른 세 명의 부인에게서 열 명의 아들을 얻었고, 그토록 사랑하던 라헬에게서 드디어 열한 번째로 요셉을, 그리고 마지막 열두 번째로 막내 베냐민을 얻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네 명의 부인들로부터 열두 명의 자식을 얻었으면, 아버지 입장에서는 더욱 조심했어야 했는데 야곱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야곱은 유독 열한 번째 아들 요셉을 대놓고 편애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요셉은 노년에 얻은 아들이므로 이스라엘(야곱)이 여러 아들들보다 그를 더 사랑하므로 그를 위하여 채색옷을 지었다”(창 37:3)고 말할 정도입니다. 아들이 열둘이나 되는데, 그중에 한 아이만 색동 옷을 입혔으니, 남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아버지의 별난 편애를 받는 요셉을 형들이 좋아할 리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에는 단순한 질투심이 생겼을 것이고요, 나중에는 시기심으로 변했을 법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버지 야곱에게만 있지 않았습니다. 어린 요셉도 문제였습니다. 그의 성격이 어떠한지 우리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요셉은 누구 앞에서라도 할 말은 하던 똘망똘망한 소년이었음이 분명합니다. 남에게 미움받거나 하는 것을 전혀 괘념치 않았던 소년이었습니다. 저 유명한 ‘곡식단이 절하는 꿈 사건’ 아시지요? 요셉은 자신이 꾼 꿈을 형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밭에서 곡식 단을 묶더니 내 단은 일어서고 당신들의 단은 내 단을 둘러서서 절하더이다.”(창 37:7) 여러분, 이게 무슨 뜻인가요? 이 꿈은 별도의 해몽이 필요없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내가 형들보다 잘났다(지~롱)”하는 얘깁니다. “형들이 나한테 절할 날이 올 것”이란 얘깁니다. 아니 그런 꿈을 꿨으면 입 다물고 혼자만 알고 있을 일이지, 그걸 형들 앞에서 공연히 말하는 요셉의 심보가 비록 어린 나이이긴 했어도, 곱게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 말을 듣고 좋아할 형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성경은 “그의 형들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참으로 우리의 왕이 되겠느냐 참으로 우리를 다스리게 되겠느냐 하고 그의 꿈과 그의 말로 말미암아 그를 더욱 미워하더라.”(창 37:8)고 말합니다. 자연스런 귀결입니다. 한편으로 보면 자업자득입니다. 훗날 결자해지해야 할 상황도 예상이 됩니다. 성경에 나온 얘기만 해도 이러하니, 일상생활 속에서 요셉은 형들에게 미운털이 박힐 대로 박혔을 법합니다.

이처럼 아버지의 유별난 편애도 문제였지만, 조심성 없던 요셉도 문제였습니다.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지만, 분명 분별력이 떨어집니다. 형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한참 모자랐던 것입니다. 그 결과 요셉의 인생은 원치 않던 방향으로 흐르게 된 것이고요, 형제들에게 죽임당할 일은 겨우 면했지만 결국 노예로 팔려가고 만 것입니다. 이것이 요셉 인생 전반부의 귀결이었습니다. 남에게 미움받을 용기가 과도했던 요셉은 비록 좋은 성정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5.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

이처럼 비록 요셉은 인생 전반부가 ‘미움받을 용기’로 점철되었지만, 이제 그의 인생 후반부는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를 펼치는 삶이었습니다. 예수님과 동시대에 살았던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세네카Lucius Seneca는 말하기를, “사납게 덤벼드는 불운도 용감한 자의 마음가짐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한 바 있습니다.<[그리스-로마 에세이](숲)> 요셉의 삶은 정말 그러했습니다.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곧 살펴보겠지만, 자신이 처한 삶의 문제에 지지 않기 위해서 용기를 냈던 요셉처럼, 비록 참기 어려운 삶의 문제가 여러분들을 옥죌지라도, 주의 도우심으로 능히 이겨내는 여러분들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요셉의 인생 후반부는 노예 신세로 시작됩니다. 성경은 요셉이 애굽에 간 것을 “이끌려 내려간 것”이라 말합니다(39:1). 이것은 마치 구겨진 종이처럼 ‘강제로 주어진 삶’이었기 때문에, 억지로 펴봐야 구겨진 주름이 더욱 흉물스럽게 보일 것만 같은 그런 삶이었습니다. 가족에게 버림받고 이역만리 타향으로 노예로 팔려간 자신의 신세를 생각하면, 그에게 무슨 미래가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요셉은 그런 삶에 굴복하지 않고자 용기를 냈습니다. 오히려 요셉의 삶은 이제부터 빛을 발하게 됩니다. 우리가 아는 위대한 요셉은 그의 인생 전반전의 요셉이 아닙니다. 바로 이런 고난 속에서 피어난 후반전의 요셉이었습니다.

요셉이 보디발 장군의 집에 팔려 들어간 뒤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 놀라운 이야기를 아마 여러분들도 수도 없이 읽고 들으셔서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 속에서 오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요셉은 그가 어디에 있든지, 사람들로부터 완벽한 신뢰를 얻은 사람이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 요셉이 보디발의 집에 머물었을 때, 보디발은 그에게 ‘가정 총무’를 맡겼습니다.(39:4) 그리고 보디발의 아내 때문에 억울하게 옥살이를 할 때, 요셉은 감옥에서도 어떤 직책을 맡게 됩니다. 성경은 그 일에 대해 말하기를 ‘감옥의 제반 사무를 치리하는 일’이었다고 합니다(39:22). 또한 결정적으로 요셉이 바로의 꿈을 정확히 해석해 준 공로로 바로로부터 부여받게 된 직책이 있습니다. 애굽의 ‘총리’가 된 것입니다(41:41). 천하를 호령하던 제국이었던 애굽의 안살림을 도맡아 관리하는, 명실상부 애굽의 서열 2위, 곧 세계 서열 2위에 오른 것입니다.

여러분, 요셉은 가는 곳마다 안살림을 관리하는 총무 역할을 했다는 것, 이것이 무엇을 의미합니까? 요셉은 ‘정직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실력이 출중해도 정직하지 못하면, 그에게 곳간 열쇠를 내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란 사람들에게 출중한 실력과 우직한 정직함으로 신뢰를 쌓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쓰라린 인생 후반부로 인해 낙망하지 않고 이겨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인생 전반전에서 마치 ‘미움받을 용기’가 전부인 양 살았던 요셉은 인생 후반전에 들어서 ‘인생에 지지 않을 용기’로 성숙했던 것입니다. 그만큼 성장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파란만장했던 그의 인생에 이제 비로소 꽃이 활짝 피었던 것입니다.

6. 하나님의 큰 그림을 신뢰하는 용기

여러분, 하지만 만약 요셉의 삶이 애굽의 총리가 되었다는 것으로 끝났다면, 그것이 요셉 인생의 결론이라면, 그게 뭐 어쨌다는 겁니까?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세상의 흔하디흔한 성공신화와 뭐가 다른 것일까요? 그가 암울한 인생에 굴복하지 않고, ‘백’절불굴이 아닌 ‘천’절불굴로 이겨낸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이것이 요셉의 결론이라면, 우리는 그를 그저 서점에 널려있는 자기계발서의 주인공으로 기억하면 될 일입니다. 만약 이렇게 성공한 요셉이 형들에게 통쾌한 복수라도 했다면, 이 이야기는 헐리웃에서 흥행을 보장하는 소재가 되기 딱 좋은 그림입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가히 신비롭고, 숭고하기까지 한 요셉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오늘 본문에 나오는 요셉을 “예수 그리스도의 위엄과 사랑을 닮았다!” 말하곤 합니다. 22년 전, 자신을 죽이려 했고, 자신을 은전 20냥에 팔아먹은 형들과 재회하면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과거의 그가 아니었습니다. 오늘 설교 제목처럼, 요셉은 “하나님의 큰 그림을 신뢰하는 용기”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5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근심하지 말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보복당할지 모르겠다는 염려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한탄하지 말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형들이 한 일들로 인해 자책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요셉은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을 믿음의 눈으로 해석하기를,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말하고 있습니다.

‘한번 말하면 못 믿을지도 모르겠다’ 걱정이라도 됐던 것인지, 요셉은 이어지는 7절에서, 8절에서, 그리고 9절에서 연거푸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의 큰 그림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형들에게 말했던 것입니다. 내게 일어난 일들은, 형들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니요, 동생인 나 때문에 생긴 일도 아니며, 이 모든 것들은 인간의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였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름답고도 질서정연하며, 거룩하고도 신비로운 그림 속에, ‘형들과 내가 그려져 있으니 이 얼마나 좋으냐!’는 고백이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오늘 본문은 “요셉이 형들과 입맞추며 안고 우니 형들이 그제서야 요셉과 말하니라”(15절)는 숭고한 그림으로 끝맺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는 신앙생활을 통해 자신만의 그림을 그립니다. 기쁜 일이 있을 때는 빨갛고 파랗고, 노오란 원색으로 우리 마음을 채색합니다. 우리 마음이 들뜨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때때로 견디기 힘든 일을 만나고, 불안하고도 우울한 일들이 엄습해 오면, 이내 어둑어둑해지는 거리의 쓸쓸한 회색빛이 우리의 마음에 하릴없이 그늘져 들어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각자의 그림은, 커다란 화폭을 그려나가시는 하나님 섭리의 일부인 줄로 믿으시기를 축원합니다. 우리는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돌이켜 보니 모든 것이 은혜입니다.” 참으로 고귀한 고백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보다 더 나은 고백은 그것이 아닙니다. 돌이켜 볼 때만 은혜인 것이 아니라, 괴롭더라도, 힘겹더라도, 잘 풀리지 않아서 답답하더라도, 큰 그림을 그려나가시는 하나님을 ‘지금’ 신뢰할 용기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비록 우리가 아무리 실수하더라도, 아무리 실패했더라도, 거장이신 하나님의 손길은 우리의 실수와 실패에 덧칠해 주심으로, 이내 망쳐버린 것 같은 습작을 명작으로 만들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오늘 본문의 요셉과 같이, 하나님의 큰 그림을 신뢰하는 사람에게 허락된 숭고한 은총이 여러분 삶에 언제나 충만히 넘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