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의 케리그마, 이방인에게 부활을 전하다”

<사도행전 10장23-43절>

1. 베드로의 케리그마

오늘 본문에서 유대인 베드로는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의 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설교합니다. 이러한 사도들의 설교를 신학 용어로 ‘케리그마’Kerygma라고 부르는데요, 특별히 오늘 본문 34절 이하에 나오는 베드로의 설교Peterine Kerygma는 아주 간결하면서도 강력해서 초대교회 설교의 골격과 제공해 주는 자료로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Frank F. Judd Jr.,[The Ministry of Peter, the Chief Apostle](RSC)> 그러면 본문에 나오는 베드로의 케리그마는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서 무엇을 증거하고 있습니까?

첫째로, 베드로는 선포하기를 나사렛 예수의 사역은 임의로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령’과 그 ‘능력’에 의한 것이라 말합니다(38절). 이로써 예수는 성령의 능력에 힘입어 사역하셨으며, 베드로 자신은 예수를 따라다니면서 그 모든 일을 똑똑히 지켜본 ‘증인’이라 말합니다. 둘째로, 39절에서 베드로는 “사람들이 그 예수를 나무에 달아 죽였다”고 합니다. 이는 신명기에 기록된 것처럼, “나무에 달린 자는 하나님께 저주를 받은 것”(신 21:23)이기 때문에, 예수께서 나무에 달려 죽으신 것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저주를 받으신 것이라 선포한 것입니다.

베드로의 세 번째 선포는 40절 이하에 나옵니다. 곧 ‘부활’이었습니다. 예수의 부활은 근거 없는 거짓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행위’ 곧 “하나님이 사흘 만에 그를 다시 살리셨다”는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음을 믿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경우는 마치 유령처럼 ‘영혼’이 살아나는 것을 의미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령이란 존재는 신체의 대사기능을 할 수 없습니다. 곧 먹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41절에서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께서 자신들과 함께 ‘음식을 먹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예수의 부활은 단순한 영적인 부활이 아니라, 몸의 부활까지도 의미한다는 것을 선포한 것입니다.

이러한 베드로의 케리그마는 마지막 부분인 42절과 43절에서 절정에 다다릅니다. 그의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간절합니다. 곧 하나님은 “우리에게 명하사 백성에게 전도하라!”(God commanded us to preach to the people!) 하셨다는 것입니다.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는 증인으로 사는 것이, 부활을 경험한 모든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것입니다. 이 명령은 오늘 예배하는 우리 모두에게도 동일한 명령인 줄로 믿습니다. 오늘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우리도 부활의 증인으로서 주님의 부활 복음을 세상에 전해야 할 책임을 부여받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 곧 유대인 베드로와 이방인 고넬료의 만남은 단순한 개인의 만남이 아닙니다. 이방인을 향한 하나님의 구원이 이제 본격적으로 출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위대한 선교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이 둘의 만남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어떤 변화 속에서 일어난 것인지를 살펴보면서, 부활의 주님이 베드로뿐만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 명령하시는 그 말씀 앞에, 믿음으로 그리고 순종으로 응답하는 이 시간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2.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의 ‘제 구 시’

오늘 본문의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입니다. 두 사람이 나오는데, 한 사람은 로마로부터 파병 받아서 이스라엘에 주둔군 장교로 복무하고 있던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Centurion Cornelius란 사람이고, 다른 사람은 예수님의 수제자이자 유대인이었던 베드로Peter입니다. 고넬료는 이스라엘의 북쪽 해안 도시 가이사랴Caesarea에 살고 있고, 베드로는 이스라엘 사방을 다니며 부활하신 주님을 전하다가 지금은 욥바Joppa라는 도시에 있는 무두장이 시몬Tanner Simon의 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고넬료가 있는 가이사랴에서 베드로가 있는 욥바까지는 대략 40km 떨어져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인천 송도 신도시 정도 되는 거리입니다.

이처럼 40km 떨어진 서로 다른 도시에 있던 이방인 고넬료와 유대인 베드로에게 하나님은 각각 환상을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먼저 고넬료에게 나타나셨는데요, 성경은 고넬료를 소개하기를 ‘경건한 사람이요 많은 사람을 구제하던 사람’(10:2)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성경은 고넬료가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는 사람”(10:2)이라 합니다. 그리고 기도하던 고넬료가 어느 날 환상을 보게 된 것입니다(10:3). 그때가 ‘제 구 시’(오후 3시)였습니다.

여러분, 성경에서 ‘제 구 시’는 범상치 않은 시간입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큰 소리로 부르짖으며 기도했을 때가 ‘제 구 시’ 였습니다.(마 27:46) ‘제 구 시’에 아버지 하나님을 부르던 예수님의 모습을 지켜본 이방인 백부장은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마 27:54)는 놀라운 믿음의 고백을 터뜨리게 된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오늘 본문에 나오는 또 다른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도 예수님과 같은 시간에, 곧 ‘제 구 시’에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환상 중에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서 지시하기를, “지금 사람들을 욥바에 보내어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청하라. 그는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유숙하니 그 집은 해변에 있다.”(10:5-6)고 말합니다.

3. 유대인 베드로의 ‘제 육 시’

그러면 베드로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사도행전 10장9절을 보면, 그는 ‘제 육 시’(정오)가 되어 지붕 위에 올라가 기도했습니다. 고넬료가 ‘제 구 시 기도’ 중에 환상을 경험했다면, 베드로는 ‘제 육 시 기도’ 후에 신비로운 환상을 경험한 것입니다. 지리적으로 베드로와 고넬료는 40km 떨어져 있듯이, 영적으로 보면 저들은 ‘제 육 시와 제 구 시의 거리’ 만큼 떨어져 있습니다. 이는 마치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거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러분, 성경에서 제 육 시로부터 제 구 시까지의 시간이 또 언제 나오던가요?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신 고통의 시간이 바로 그 시간입니다. 그래서 마태, 마가, 그리고 누가복음은 공통으로 기록하기를, “제 육시가 되매 온 땅에 어두움이 임하여 제 구시까지 계속하더라”(마 27:45, 막 15:33, 눅 23:44)고 말합니다. 제 육 시로부터 제 구 시까지의 시간은 아직 풀리지 않은 ‘혼돈의 시간’을 의미했던 것입니다. 이방인과 유대인 사이의 관계처럼 말입니다.

베드로가 경험한 것은 이것입니다. 곧 하늘이 열리며 그릇 하나가 내려왔는데, 그릇 안에 땅에 있는 각종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하늘에서 소리가 나기를 “베드로야 일어나 잡아 먹으라”는 것이었습니다(11-13절). 유대인으로서 베드로는 율법 전통을 준수합니다. 레위기 율법에 따르면 그것들은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속되고 깨끗하지 아니한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아니하였나이다”(10:14) 하며 자랑스레 대답합니다.

여러분, 이 황홀경 속에서 베드로는 그 목소리의 실체가 부활하신 예수님인 것을 알아챕니다. 그래서 그는 “주여!”라고 반갑게 예수님을 불렀지만, 내용적으로는 주님을 거부합니다. 곧 “잡아 먹으라” 명령하시는 주님에게 “속되고 깨끗하지 않은 것을 먹을 수는 없습니다”고 거절한 것입니다. 베드로는 이미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지만, 아직도 주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기가 어렵습니다. “잡아 먹으라” 말씀하는 이가 부활하신 주님인 줄 알면서도, “그건 주님 생각이고요, 내 생각엔 그렇지 않습니다.” 이렇게 대답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베드로를 향해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하나님이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10:15)고 합니다. 주님이 한 번 더 강조하며 말한 것입니다. “나는 너의 생각이 궁금한 게 아니다. 나는 너에게 명령하는 것이다. 너야말로 내 생각을 궁금해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베드로는 자기가 본 “환상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했다”(10:17)고 합니다. 조금 굽혀지긴 했어도, 주의 말씀에 순종하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보입니다.

여러분, 이방인 고넬료도, 그리고 유대인 베드로도 환상을 경험했지만, 아직 그 환상이 무엇을 뜻하는지 선명하게 알지 못합니다. ‘제 육 시와 제 구 시 사이’에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 두 사람은 만나야 했던 것입니다. 만남을 통해서 자신들이 본 환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풀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 각자 기도 중에 경험한 ‘환상’(vision)이 눈앞의 ‘현실’(reality)이 되는 것을 경험해야 했던 것입니다.

베드로는 자기가 본 이런 환상으로 인해 생각이 많아 골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갑자기 문밖에서 ‘똑똑!’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문밖으로 나가보니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저 멀리 가이사랴로부터 와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초지종을 말하기를, 바로 전날 고넬료라는 이방인 백부장도 어떤 환상을 보았는데, 하나님이 고넬료에게 욥바로 사람들을 보내서 자기를 찾으라 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에 베드로는 그 손님들을 반갑게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맞아들이고 그들과 함께 거기서 하룻밤을 머물게 됩니다.

4. 무두장이 시몬

여러분, 이제 뭔가 사건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주님은 이방인 고넬료와 유대인 베드로에게 환상 중에 만나주시고 지시하셨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기 일보 직전에 와 있습니다. 여러분, 이 말씀 속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베드로와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함께 유숙한 곳은 어디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것은 오늘 이방인 구원을 위한 하나님 계획의 가장 핵심이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23절은 말합니다. “베드로가 불러들여 유숙하게 하니라” 그곳은 ‘무두장이 시몬의 집’이었습니다.

여러분, 무두장이Tanner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옛날 성경은 무두장이를 ‘피장’皮匠이라고 번역했습니다. 곧 짐승의 가죽을 다루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짐승의 가죽을 가져다가 살점과 털을 다 떼 내고 가공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런 작업을 했으니 당연히 바닥에는 짐승의 피가 흥건했을 것이고, 집안 구석마다 짐승 냄새가 끊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무두장이는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천대받는 직업이었습니다.

일전에 제가 여러분들에게 “유대 사회에서는 오직 남편만 부인에게 이혼을 요구할 수 있었다”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부인이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할 수 있는 몇 가지 예외적 경우가 있습니다. 곧 [탈무드]는 말하기를, “남편이 역겨울 정도로 싫을 때”(Since her husband is unbearably odious) 부인은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남편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싫을 때는 언제겠습니까?<[Schottenstein Edition of the Talmud](Mesorah Pubns Ltd)>

[탈무드]는 친절하게도 몇 가지 예를 들어줍니다. 곧 첫째로, ‘남편의 온몸에 종기가 났을 때’입니다. 여러분, 욥이 사탄의 시험을 받아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악성 종기가 났던 것을 기억하시지요? 욥의 몸에 종기가 돋아서 욥은 질그릇 조각으로 온몸을 벅벅 긁었습니다. 그러자 욥의 아내가 갑자기 기가 살아서 말하기를, “이래도 당신은 여전히 신실함을 지킬 겁니까? 차라리 하나님을 저주하고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욥 2:9, 새번역)고 합니다. 욥의 아내가 남편에게 ‘나가 죽어라’ 당당히 말할 수 있던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온몸에 종기가 난 남편은 이제 아내에게 버림받아도 하등 문제 될 것이 없기때문입니다.

둘째로 탈무드는 말하기를 ‘남편이 분뇨수거원excrement gatherer일 때’ 이혼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지금으로부터 30-40년 전만 해도 동네에서 똥지게를 지고 다니던 아저씨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서너 살 때 코를 붙잡고 멀찍이서 그 아저씨들을 따라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당시 유대 사회의 눈으로 볼 때, 분뇨를 수거하는 일은 냄새나는 일이며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도 부인에게 이혼당할 수 있는 직업 중에 하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경우가 ‘남편이 무두장이tanner일 때’ 였습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한 이유입니다. 무두장이는 사회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부정한 사람으로 평판이 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이 무두장이의 집이 도시 욥바의 어디에 있다고 했지요? ‘해변’(6절)에 있었습니다. 무두장이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기 힘들었기 때문에 마을로부터 멀리 떨어진 해변에 살았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드로는 바로 그 무두장이의 집에서 머물렀고, 그 무두장이의 집에 고넬료로부터 온 손님들을 맞아 함께 유숙한 것입니다. 여러분, 유대인으로서, 베드로가 무두장이의 집에 머물렀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과거 유대 관습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참으로 훌륭한 결단입니다. 그런 의지가 없었다면, 무두장이의 집엔 얼씬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궁금해집니다. 베드로는 무두장이의 집에 머물기는 했으면서도, 환상 속에서 주님이 “이것들을 잡아 먹으라” 말씀하셨을 때, 왜 그는 “깨끗하지 않은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않겠습니다.”고 대답했던 것일까요? 이것은 베드로 안에 여전했던 자가당착이자 모순이었습니다. 부활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행동이 일관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또한 ‘내 생각으로, 여기까지는 된다.’ 이랬던 것 아니겠습니까? 무두장이 집까지는 ‘내가 허용한다’ ‘내가 양보한다’ 이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내 생각에 이방인까지는 안 된다.’ 이런 생각에 골똘해 있었던 것입니다.

5. 베드로의 회심, 그리고 베드로의 케리그마

이제 오늘 본문에서 유대인 베드로는 드디어 이방인 고넬료를 만납니다. 고넬료는 버선발로 베드로를 마중했습니다. 24절은 말하기를 고넬료가 친척들과 가까운 친구들까지 다 불러 모아 기다렸다 하는 것처럼, 그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베드로를 만나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에 고넬료는 베드로를 보자마자 그 앞에 엎드려 절합니다. 마치 상관에게 깍듯한 경례를 올리는 참된 군인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그러자 28-29절에서 베드로는 오늘 본문에서 핵심이 되는 말을 고넬료에게 하고 있습니다. “(내가) 유대인으로서 이방인과 교제하며 가까이 하는 것이 위법인 줄은 너희도 알거니와 하나님께서 내게 지시하사 아무도 속되다 하거나 깨끗하지 않다 하지 말라 하시기로 부름을 사양하지 아니하고 왔노라”

사랑하는 여러분, 이러한 베드로의 말은 앞서 그가 환상을 경험했을 때 했던 말과 정반대의 말이었습니다. 환상 중에 주님이 “잡아 먹으라” 말씀하시자 베드로는 “그건 주님 생각이고요, 내 생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렇게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28-29절에서 이방인 고넬료를 만나는 유대인 베드로는 지금까지 고수했던 자신의 논리를 완벽하게 버립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생각은 그렇지 않지만, 주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내 생각을 꺾고 주님 말씀대로 듣겠습니다.”하는 논리였습니다. 참으로 위대한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인한 저 위대한 베드로의 케리그마, 곧 베드로의 부활 설교를 들려줍니다. 그 위대한 베드로의 케리그마는 유대인 베드로와 이방인 고넬료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었으며, 그것은 하나님의 거룩한 계획 속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 계획 속에 베드로는 유대인들이 기피하고 멀리하는 무두장이의 집에 머물더니, 이제는 이방인 고넬료의 집에까지 들어간 것입니다. 예수 부활 소식을 전하는 선교에는 장벽이 없다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로써 유대인의 ‘제 육 시’와 이방인의 ‘제 구 시’의 간격이 사라집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자신의 생각을 내리고, 주님의 생각을 앞세웠던 베드로의 회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그렇게 회심할 수 있었던 것은, 이것이 부활하신 주님을 이방인에게 전하는 선교적 사건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각성하며 이방인 고넬료 앞에서 35절에서 다시금 고백합니다. “각 나라 중 하나님을 경외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다 받으시는 줄 깨달았도다(realized).” 즉 베드로는 그가 환상(vision)으로 보았던 일이 이제 비로소 현실(reality)이 된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예수 부활을 축하하며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예수 부활의 큰 기쁨은 온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져야 합니다. 부활은 곧 선교입니다. 오늘 베드로의 케리그마에서 그가 마지막으로 말한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명령하시기를, “백성에게 전도하라!”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베드로에게 회심의 사건이 일어났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변화의 사건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전하는 것에는, 곧 ‘선교’하는 것에는 그 어떤 경계도 없고 제한도 없습니다. 정해진 특정한 방식이 있지도 않습니다. 그저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면서, 우리의 생각을 뒤로 물리고, 주님의 명령을 앞세우는 일일 뿐입니다. 그것이 부활의 주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그 비전(vision)이 현실(reality)이 되는 유일한 길인 줄로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순종으로, 위로와 소망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부활의 주님을 열심을 다해 증거하는 선교하는 서강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