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으로 주님을 맞이할까?”

<마태복음 24장 36-44절>

1. 감리교회의 ‘대림절’ 명칭

기독교의 절기 중에 가장 마지막에 만들어졌으면서도,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절기가 있습니다. ‘성탄절’입니다. 당시 초대교회는, 성령이 이 땅에 내려오신 것을 ‘성령 강림절’로 기념하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을 ‘성탄절’로 기념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탄절은 다른 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절’이라 말해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당시 초대교회 사람들은 이처럼 성탄절이 제정된 후에, 성탄절이 오기 몇 주 전부터 그리스도 예수의 오심을 의미 있게 ‘기다리는 시간’을 갖고자 했습니다. ‘성탄절이 되기 전에 뭔가 마음을 다잡고 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을 기다리는 절기를 영어로 ‘Advent’(adventus)라고 하고요, 우리말로는 이 절기를 ‘대림절’이라 부릅니다. 그래서 오늘이 ‘대림절 첫 주’가 되는 것입니다.

지난주 목회 서신을 드려서 다들 읽어보셨겠지만, 그동안 개신교회는 오늘을 ‘강림절, 대강절, 대림절’ 이렇게 세 가지 이름으로 혼용해서 부르곤 했습니다. 우리 감리교회도 이 명칭에 대해서 명확한 지침을 제대로 주지 못했었는데요,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지난 5월에 기독교대한감리회 산하 <신앙과직제위원회>에서 이 명칭에 대해서 ‘대림절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신학적으로 올바르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저도 그 의견에 예전부터 동의하던 차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지난주 목회서신을 드렸던 것입니다.

오늘 대림절 첫째 주를 맞으면서 교회력으로는 해가 바뀌었습니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기독교 신앙인들은 오늘 대림절 첫째 주를 ‘영적인 새해’로 맞이하는 셈입니다. 영적으로는 오늘이 1월 1일인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매년 맞이하는 대림절이 일반 달력보다 한 달 정도 일찍 시작하고 있어서 참 고마운데요, 왜냐하면, 우리 기독교인들은 한 달이나 먼저 영적으로 깨어 기도하면서 새로운 달력을 넘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이 예배를 통해서, 그리고 앞으로 4주간 이어질 기다림의 절기, 곧 대림절을 통해서, 여러분 개인과, 여러분 가정과, 여러분 직장에도, 그리고 우리 교회에 찾아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을 겸손한 순종으로 기다리는 은혜의 시간으로 삼으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 예루살렘 성전 파괴와 세상의 종말

오늘 대림절 첫째 주,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본문은 마태복음 24장의 말씀입니다. 저는 오늘 본문을 통해 “무엇으로 주님을 맞이할까?”라는 제목으로 여러분들과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마태복음 24장 1-2절을 보시면, 예수께서는 먼저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와 멸망에 대해서 예고하셨습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말씀들은 예루살렘 성전 파괴가 어떻게 시작될 것이며, 또한 어떻게 마감될 것인지, 마치 예수께서는 어느 방송국 기자가 현장에 나가 있는 카메라 앞에서 보도하듯이 아주 생생하고도 구체적으로 말씀하십니다.

그런 예고를 뒤로하고, 마태복음 24장의 분위기는 갑작스레 뒤바뀝니다. 예수께서는 성전 멸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셨는데, 마치 물 위에 떨어진 잉크 한 방울이 순식간에 번지는 것처럼, 예루살렘 멸망 이야기가 어느 순간 ‘예수님의 재림과 세상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그 일에 대해 예수께서는 29절에서 이르시기를 “그날 환난 후에 즉시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리리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당시 고대 근동 지방에 살던 사람들은 오랫동안 ‘태양신’을 줄곧 섬겨왔습니다. 태양이 없으면 만물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들도 경험으로 알았던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이집트가 그랬습니다. 당시 이집트는 ‘라’(Rah, the sun god)라는 이름의 태양신을 섬겼습니다. 태양신 ‘라’로 인해 흑암이 사라지고, 천지 만물에 생명이 태어났다고 믿었던 것입니다.<“Ra, The Creator God of Ancient Eqypt” Fayza Haikal, arce.org(American Research Center in Egypt)> 그런데 우리가 알다시피, 출애굽 사건에서 하나님이 내리신 아홉 번째 재앙은 무엇이었습니까? 하나님은 “애굽 땅 위에 흑암”(출 10:21)을 불러오신 것입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살아왔던 이집트 사람들이 “손으로 더듬고 다녀야 할 정도의 흑암”에 거하게 됐으니, 그 사건이 얼마나 공포스러웠겠습니까?

그런데 예수께서는 ‘낮에 해가 빛을 잃는다’고 하신 것입니다. ‘밤의 달도 빛을 잃을 것’이라 말씀하신 것입니다. 빛의 여지를 하나도 남겨두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당시 고대 점성술사들이 인간의 생사화복을 점치던 하늘의 별들이 ‘저 하늘로부터 우수수 떨어질 것’이라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러니 이 말씀이 얼마나 무시무시했겠습니까? 오늘날로 치자면 핵폭탄이 수백 수천 번 지구에 떨어질 것이라 말하는 것처럼 공포스럽기 그지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일이 예수께서 재림하실 때 일어날 것이라고 주님은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3. 파루시아의 세 가지 특징 <1. 그날과 그때는 알 수 없다>

여러분, 기독교는 예수님의 ‘초림’(初臨)과 더불어 이와 같은 ‘재림’(再臨)을 분명히 믿습니다. ‘초림’이 2천 년 전 아기 예수의 성탄을 의미한다면, ‘재림’은 심판과 구원을 위해서 주님이 다시 오실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이 ‘재림’을 뜻하는 말은 성경 원어로 ‘파루시아’(parousia)라고 하는데요, 이 단어는 신약성경에 24번이나 나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께서는 재림, 곧 파루시아의 특징을 세 가지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주님은 말씀하시기를, “파루시아의 그날과 그때는 알 수 없다”(36절)는 것입니다. 둘째로 “파루시아는 사람들이 예기치 못할 때 임한다”(27-41절)는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로 주님은 말씀하시기를 “그러므로 너희들은 언제나 깨어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42-44절)는 것입니다. 이것이 파루시아에 대해 주님이 직접 알려주신 세 가지 특징이었습니다.<R. T. 프랜스 지음, 권대영, 황의무 옮김, 『마태복음』(부흥과개혁사)>

첫째로 주님은 ‘파루시아의 그날과 그때는 알 수 없다’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어느 특정인 ‘따위’에게 그런 날짜 ‘따위’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일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오죽하면 오늘 본문에서 예수께서는 그날과 그때는 “하늘의 천사들뿐만 아니라, 아들인 본인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느니라.”(36절)고 완곡하게 말씀하셨겠습니까?

노아 홍수 사건은 어땠습니까? 노아 시대에 대홍수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하나님은 아무에게도, 심지어 노아에게조차 ‘그날과 그때’를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의 심판과 종말은 오직 하나님만이 주관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창세기 6장을 보면, 하나님이 노아에게 세상의 종말을 예고하시고 “방주를 만들라!” 말씀하셨을 때, 성경은 말하기를, 노아는 그저 “그와 같이 하여 하나님이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다 준행했다”(Noah did everything just as God commanded him)(창 6:22)고만 말할 뿐입니다. 다시 말하면, 노아의 관심은 ‘그날과 그때’에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오직 자신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의 명령에 겸손히 순종한 것이 종말을 준비하던 노아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인 것입니다.

4. 파루시아의 세 가지 특징 <2. 파루시아는 예기치 못하게 임한다>

둘째로 예수께서는 ‘파루시아가 예기치 못할 때 임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그 어떤 징조도 없을 것이란 말씀입니다. 여러분, 이처럼 주님이 예기치 못할 때 임할 것이라 말씀하신 것은 무엇을 강조하려 하신 것일까요? 파루시아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확실히 일어날 것이란 뜻입니다. 안 일어날 것 같다고 안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로 오늘 본문에서 예수께서는 노아를 또한 언급하시는데요, 38-39절을 보면, 예수께서는 ‘홍수 전과 홍수 후’를 구분해서 알아듣기 쉽게 말씀하십니다. 홍수 전에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 들고 시집 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곧 홍수 심판에 대한 그 어떤 징조도 느끼지 못하고 사람들은 평상시대로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전혀 예상하지 못할 때, 노아의 홍수가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38절을 자세히 보시면 매우 섬뜩한 표현이 나옵니다. 곧 사람들이 언제까지 평상시대로 살았냐면,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그랬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심판이 목전인데도 몰랐다는 것입니다. 심판이 일어난 뒤에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39절에서 예수께서는 쐐기를 박아 말씀하시기를, “홍수 후에 그들을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어서 덧붙이시기를, “두 사람이 밭에 있으매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둠을 당할 것이요, 두 여자가 맷돌질을 하고 있으매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둠을 당할 것이니라.”(40-41절)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중에 심판은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온다는 것입니다. 안 올 것 같다고 안 오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보통 우리는 이 말씀에서 ‘데려감을 당한 사람’은 구원받은 사람이고, ‘버려둠을 당한 사람’은 그야말로 버림받은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 당시에 로마 군인들이 예고도 없이 들이닥쳐서, 갑작스럽게 사람들을 데려가던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을 두고 생각하면, 여기서 ‘데려감을 당한 사람’은 화를 당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우리말로 ‘버려짐을 당한 사람’이라 번역이 되어서 그렇지, 이 단어는 헬라어로 ‘avfi,hmi’(아피에미, let go), 곧 ‘남겨진 사람’으로 오히려 화를 면한 사람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무엇이 됐든지,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저들이 밭일을 하는 것처럼 몇 달 뒤에 거둘 수확을 위해 일을 하고 있든지, 아니면 맷돌질을 하는 것처럼 그날 저녁 식탁에 올릴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든지 간에, 파루시아는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예기치 못한 때에, 반드시 일어난다고 주님은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5. 파루시아의 세 가지 특징 <3. 그러므로 깨어 준비하라>

그리고 마지막 셋째로 42-44절에서 예수께서는 이러한 파루시아의 교훈을 말씀하십니다. 42절은 말하기를,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고 합니다.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43절에서는 심지어 별로 달갑지 않은 비유로 말씀하십니다. 한밤중에 몰래 침입해 들어오는 도둑처럼 주님이 올지도 모른다고까지 말씀하십니다. 그 정도로 단단히 깨어 있으라는 일종의 충격요법인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절인 44절에서 오늘 본문의 결론이 나옵니다. “이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으라 생각하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고 말입니다.

여러분,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주님의 파루시아를 준비할 수 있겠습니까? 주님은 반드시 오시긴 오시는데, 그러나 그날도 모르고 그때도 모르고, 마치 한밤중의 도둑처럼 오실 것이라 말씀하시는데, 우리는 과연 어떻게 오실 주님을 맞이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설교 제목처럼 “우리는 무엇으로 주님을 맞이해야 하겠습니까?”

오늘 본문은 거짓 종말론으로 사람들을 현혹하기에 딱 좋은 말씀입니다. 그들은 이 본문으로 이렇게 협박합니다. ‘여러분, 예수님이 이제 곧 다시 오시는데, 지금 직장생활이 다 무엇입니까? 장가는 가서 무엇하고 시집은 가서 무엇합니까? 은행 계좌에 잔고를 놔두면 그거 어디다 쓰겠습니까? 주님은 말씀하시기를, 네 소유를 팔아 하늘에 보화를 쌓으라 하셨습니다. 여러분 다가올 종말을 예비하십시오. 어서 주의 제단에 가져와 바치십시오. 그리하여 심판의 불을 피하십시오!’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어디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그런 미덥지도 않고, 시답지도 않은 걸 말하고 있단 말입니까? 그러므로 여러분, 우리는 다시 묻게 됩니다. 여러분 자신에게도 한번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주님을 맞이해야 하겠습니까?”

6. 종말을 사는 삶

성 어거스틴은 그의 책 『고백록』(박문재 옮김, CH북스)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미래에 행할 일을 생각할 경우, 그 일은 미래이기 때문에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래는 오직 현재로서만 존재합니다.”라고 말입니다. 다소 어려운 말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만약 다음 주 수요일에 누군가와 점심 약속을 했다손 치더라도, 아직 그날은 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수요일이 되면 배가 터지게 드시더라도, ‘지금’ 배가 고프면 ‘지금’ 당장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다가올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막연한 것이 아닙니다. 나의 영적인 미래는 ‘지금 나의 삶’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종말을 준비한다는 것은 일상을 포기하거나, 일상을 훼손시키는 그 어떤 삶이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종말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과 종말은 분리될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나의 종말이며, 지금 내가 최우선으로 여기는 그것이 나의 종말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사람을 마치 내일은 못 만날 것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라는 것입니다. 마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살고, 말 한마디 하나, 행동거지 하나라도 하나님의 백성답게 겸손하게 그러나 의연하게 행하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다가올 종말을 준비하는 오늘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7. 저 미래 환경에 적합한 자: 예배자

여러분, 마지막으로 우리 같이 한번 상상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지금 예배하는 이 시간, 우리 주님이 이곳에 내려오셨습니다. 주님의 파루시아가 지금 예배하는 이 시간에 이루어졌다고 가정을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영광스럽게도 이 땅에 내려오신 주님이 하고많은 교회 중에 우리 서강교회를 찾아오셨다고 가정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주님과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십니까?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마도 저를 포함해서 여러분 모두 카메라를 꺼내서 셀카를 찍으려 하실 것입니다. 거기까지는 봐 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그 후에는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요한계시록 4장에 보면, 사도 요한은 환상 속에서 “이리로 올라오라!”하고 부르시는 나팔 소리와 같은 주님의 음성을 듣고 하늘로 올라갑니다(계 4:1).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보좌를 보게 됩니다. 그 보좌 위에 앉으신 이가 있는데, 그의 모습은 벽옥과 홍보석과 같고, 또한 무지개가 그 보좌에 둘렀는데 그 모양이 반짝이는 녹색 보석과 같다고 합니다(계 4:3). 그리고 그 보좌로부터 번개와 음성과 우렛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고 합니다(계 4:5). 하나님의 음성이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천사들은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주 하나님! 전능하신 이여! 전에도 계셨고, 이제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시라!”(계 4:8) 하며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천사들이 이렇게 노래를 시작하자, 그곳에 모여 있던 스물네 명의 장로들이 보좌에 앉으신 이 앞에 바짝 엎드려 신음하듯이 노래합니다. “우리 주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옵니다!”(계 4:11) 그리고 이윽고 하나님의 어린 양이신 예수님이 나타나십니다. 예수께서는 보좌에 앉으신 이의 오른손에서 ‘두루마리’를 취하십니다. 그리고 그 두루마리를 감싸고 있는 일곱 개의 인봉을 하나씩 떼 내십니다(계 5:7).

그렇게 인봉을 떼 내심과 동시에 각 나라와, 모든 족속과, 모든 백성과, 그리고 모든 언어가 한데 뒤섞이며 감히 “누구도 셀 수 없는 큰 무리”(a great multitude, 계 7:9)를 이룹니다. 곧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 보좌 앞에 모여든 것입니다. 사도 요한이 유심히 지켜본 바로는, 저들은 흰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쳐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계 7:10)

그러자 천사들이 마치 구원받은 백성들과 경쟁이라도 하듯 화답하며 노래합니다. “아멘! 찬송과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존귀와 권능과 힘이 우리 하나님께 세세토록 있을지어다. 아멘!”(계 7:12)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과 천사들이 교창을 부르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처럼 예수님의 재림, 곧 파루시아가 이루어진 뒤에, 천하만국으로부터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 보좌 앞에 모여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예배’입니다. 앞서 소개한 성 어거스틴은 그의 또 다른 책 『하나님의 도성』(조호연, 김종흡 옮김, CH북스)에서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저 미래에 다가올 영원한 기쁨의 생활은 곧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예배 생활에 자신을 훈련 시키지 않는 사람은 결코 저 미래 환경에 적합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주께서 세상의 종말에 대해 경고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준비하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으로 주님을 맞이할까요?” 하고 물었습니다.

그 해답은 우리에게 허락된 ‘오늘이라는 시간’을 마지막인 것처럼 여기며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미래에 다가올 영원한 기쁨의 생활을 지금 준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곧 참된 예배자로 살라는 것입니다. 오늘 이 예배를 마치 마지막 예배인 것처럼 소중히 여기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예배 시간을 헛되이 여기거나, 가벼이 여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할 미래의 삶은 예배자가 아니고 무엇이냐!’ ‘파루시아를 준비하는 삶은 예배자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사도 요한은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 첫 주를 맞이하는 오늘, 이러한 묵상으로 여러분의 신앙이 새롭게 조명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도록 준비하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대림절의 시간이 여러분 모두에게 그러한 은혜의 때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